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4월 12일 미국 시애틀에 도착해 13일간의 방미 일정에 나섰다.

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는 1993년 미국 시애틀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지난달 티베트에서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벌어진 이후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애틀 지역 티베트 불교 관련 단체들은 ‘연민의 씨앗’이라는 주제로 종교분야 토론회를 개최하고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다.

오는 14일 달라이 라마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학은 최근 티베트사태와 관련 질의응답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사전에 선정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약 15만명이 달라이 라마의 연설을 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티베트 사태와 관련된 집단행동 없이 달라이 라마의 방미 일정이 끝날지는 미지수이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방미를 감행한 티베트 불교 최고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12일 미국 시애틀 강연에는 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시애틀 티베트불교 관련 단체들은 이날 5만1000명의 관중이 시애틀 경기장에 운집, 달라이 라마가 비폭력과 21세기를 대화의 100년으로 만들자고 호소하는 연설을 들었다고 밝혔다.

경기장 필드에 세워진 무대 위에 놓인 붉은색 의자에 앉은 달라이 라마는 강연을 통해 최근의 티베트 폭동사태에 언급하지 않았으며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애햐 한다고 촉구하지도 않았다.

달라이 라마는 45분간 계속된 연설에서 핵무기의 폐기와 자비심을 고양하는데 있어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닷새 동안 열리는 자비심의 씨앗(Seeds of compassion) 행사에 참석차 시애틀을 방문했으며 19일 미시간 대학에서 연설을 한 후 22일에는 뉴욕을 방문해 콜케이트 대학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달라이 라마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명하는 동시에 티베트 독립을 겨냥해 소요사태를 주도했다는 중국측의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2일 티베트에서 정부 청사를 폭파시키려고 기도한 티베트 승려 9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오는 5월 독일 방문하는 달라이라마와 관련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재차 티베트 불교 최고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를 만날 방침을 밝혔다고 프랑크프루터 알게마이네가 1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