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서는 연(蓮)을 일러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고 한다. 더러운 진흙에서 피지만 그 자태와 향기는 언제나 청정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이 연(蓮)의 ‘청정한’ 성질을 이용해 연꽃차와 연잎차, 연근차 등 다양한 연차가 유행하고 있다. 스님과 불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연차의 탁월한 효능에 빠르게 빠져들고 있다. 연차를 만들어 마시며 명상을 즐기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건강까지 챙기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들도 도심의 전통찻집을 찾아 한잔의 연차로 쌓인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 보낸다.연차와 관련해서 예부터 수려한 연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청나라 건륭제때 심복(沈復)의 자서전‘부생육기’에 나오는 중국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여인이라는 ‘운(芸)이의 연꽃차’이야기이다.

<아침이면 피어나고 저녁이면 오므라드는 연꽃. 운이는 작은 비단 주머니에 엽차를 조금 싸서 저녁에 연꽃심에 놓아둔다. 다음날 아침에 이것을 꺼내 샘물을 끓여 차를 낸다. 연향 은은한 차맛이 유난히 좋았을 것은 불문가지. 가난한 선비의 아내로 좋은 차를 구할 수 없었던 운이는 이렇게 지혜를 내어 새벽 첫 샘물로 우려낸 연꽃차를 만들어 남편에게 올렸다.>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연꽃차와 연잎차, 연근차. 그 은은한 꽃향기가 세속에 찌든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고 있으니 연화장 세계가 현실에서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연꽃은 물론 잎과 뿌리, 열매 모두 차와 한약재로 사용이 가능하다. 연은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이 우리들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고 있다. 꽃잎에 차를 넣은 연꽃차와 차에 연향을 배게 한 연향차, 연잎과 줄기를 썰어 말린 연잎차, 연근을 말린 연근차, 연자가루로 만든 연자차 등. 이렇게 연(蓮)의 모든 부분은 차로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여름날 피었다가 사라지는 연(蓮)은,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들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주고 간다. 그러나 요즈음은 연을 이용한 각종 차가 개발되면서 연은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 우리들에게 향기로운 차맛의 기쁨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연차를 오래도록 마시면 늙지를 않고 흰머리가 검게 된다. 몸속 피를 잘 순환하게 하고 뭉친 피인 어혈을 제거한다. 장복하면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오래도록 마시면 인체의 온갖 병을 낫게 하고 몸이 좋아진다.”동의보감을 비롯한 각종 한의서에는 연꽃의 효능에 대해 적어놓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연꽃차’와 ‘연잎차’는 즐겨 마시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연꽃은 낯빛을 곱게 하며, 몸을 가볍게 하고, 더위를 풀어주고, 술독을 제거한다고 했다. 특히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습기와 풍기(風氣)를 몰아내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연꽃의 수술은 ‘연예’, ‘연수’ 또는 ‘불좌수’라고 불리며 사람들의 마음을 맑게 하고 상처로 흐르는 피를 멈추게 하는 지혈효과가 뛰어나다. 설사, 대하증, 몽정, 조루, 몽유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 소변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요실금이나 자주 나오는 빈뇨, 그리고 코피, 자궁출혈 등에 효과가 있다.연차는 또한 독을 없애 주는 등 인체를 다스리는 과정에서 기(氣)의 흐름을 좋게 한다. 피와 함께 순환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는 것이 기본원리이다. 다시 말해 혈액순환을 자연스럽게 해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