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문도회 원정 스님(전 성주사 주지·사진)이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와 재무부에 서울 안국선원과 부산 안국선원이 대한불교조계종 사찰과 재산으로 등록됐는지를 묻는 질의서를 접수했다.

원정 스님은 7월 17일 오후 4시 인사동 한 찻집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한불교조계종의 사설사암들은 모두가 다 종단에 등록하게끔 법이 돼있는데, 부산과 서울의 안국선원이 종단에 사찰 재산등록이 제대로 되어 있는가 의구심이 들어서 총무원에 질의를 접수했다”며 질의서를 접수한 이유를 설명했다.

“안국선원이 조건부 승인이 된 것으로 알지만 정확한 내용을 알고 싶어서 질의했다”며 “수불스님이 종단적으로 많은 일을 하고 또 그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데 저와 연관된 문제(성주사)로 아픔을 겪게 되고 아픈 눈으로 찾다보니까 이렇게 됐다”고도 했다.

원정 스님은 질의서에 ▲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안국선원의 부산 안국선원과 서울 안국선원이 종헌종법에 따른 대한불교조계종 00사(선원)로 사찰과 재산이 등록되었는지 여부와 ▲사찰(재산)등록이 되어 있다면 언제 어떻게 어떤 절차를 통해 등록이 되었는지 ▲만약 등록이 되지 않았다면 수불 스님의 행위가 종헌 제9조 3항과 종무원법 제6조 1항 4호에 어떻게 저촉되는지 등의 질문을 담았다.

원정 스님은 이 자리에서 최근 ‘범어사 선거 후폭풍’으로 비화되고 있는 성주사 사태에 대한 심경도 털어놨다.

원정 스님은 흥교 스님 문도회인 서해문도회 스님들이 운영하던 성주사에서 22년간 거처했지만 2012년 범어사 주지 선거에 패하면서 성주사를 떠났다. 흥교 스님이 주석하던 금용암에서 나와 성주사로 거처를 옮겼고 흥교 스님 상좌인 원일 스님이 성주사 주지에 임명됐다. 금용암에는 수불 스님의 측근인 무관 스님이 들어갔다.

그러나 원일 스님이 주지 임명 1년반 만인 지난달 11일께 성주사 주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범어사가 총무원에 무관 스님을 성주사 주지로 품신하고, 9일 임명되기까지의 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성주사 신도회 측에서 터져 나왔다. 신도회는 17일 현재까지 무관 스님의 성주사 진입을 저지하고 있다.

원정 스님은 “원일 스님 임명 당시 내가 떠나면 (성주사를)문도에 돌려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내가 나왔지만, 이번에 무관 스님을 주지로 임명함으로 인해서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라며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봤으면 좋겠는 게 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주사에 22년을 살았다. 정말 열심히 키워놓은 사찰이다. 열심히 살아서 이만큼 키워왔는데, 범어사가 일방적으로 이렇게 끌고 와서 나도 마음 아프고 더 갈등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이야기를 통해 풀어야지 권한이나 종무행정이다로 얘기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원정 스님은 “성주사가 모두의 공찰이기 때문에 범어사 전체 문도에서 직영사찰 등의 얘기를 한다면 기꺼이 같이 논의하자고 하겠다. 성주사가 내 것이라는 생각도 우리 것이라는 고집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성주사만 가지고 종무행정으로 처리하느냐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원정 스님은 “성주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일이 잘 되든 어떻든 내 마음 정리를 다 했다. 단지 문중 화합이라든지 권속의 배려로 그런 부분은 지켜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수불스님이 좀 더 큰 마음으로 일들을 풀어준다면 고맙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