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돈관스님, 은해사 주지)는 지난 3월 14일 신흥사 설법전에서 제32차 회의를 갖고, “하청만 양산하는 관 주도의 문화재 보수관리 지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의했다. 이는 공개입찰제를 주된 내용으로 한 정부의 문화재 보수 관리 지침에 대해 조계종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총무원 총무부장 종훈 스님과 문화부장 혜일 스님으로부터 정부의 문화재보수 관리 지침에 대해 설명을 들은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은 “문화재는 국가 재산이 아닌 불교재산, 즉 사유재산인 만큼 불교문화재를 보존할 의무는 당연히 사찰에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관(官) 주도로 사유재산을 보존,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사찰이 애정을 갖고 소중한 성보를 보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정부가 문화재 보수 지침을 강제로 시행해 관 주도로 공개입찰제를 펼쳐나간다면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며 “문화재 보수비를 수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 자체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뜻을 모았다.
그러나 본사주지들이 정부의 공개입찰제도를 거부하고 나선 것에 대해 문화계 일부에서 ‘명분이 없다’는 비판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실제로 공개입찰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14명의 본사 주지가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