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고위층 상습도박 관련 고발건이 무혐의로 결론났다. 또 연루자 일부가 도박을 했다며 자수했던 장주 스님을 상대로 낸 무고와 명예훼손 고발 건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됐다.

포항지방검찰청은 2월 11일 장주스님의 자수형식의 고발로 시작된 조계종 소속 도박의혹 관련 승려 17명 전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의 이 같은 처분은 장주 스님의 진술만으로 상습도박혐의를 인정하기 힘들고, 참고인의 진술 역시 직접 목격한 게 아니라 조계종 스님들로부터 들은 얘기들이어서 증거능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필리핀에서 자수 의사를 밝혀 검찰로 송치된 전 표충사 주지 재경 스님도 조계종 스님들의 도박에 대해 진술을 거부했고, 고발된 16명을 상대로 직접 수사와 서면조사 등을 벌였으나 이들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도 무혐의 처분의 이유로 보인다.

검찰은 이에 따라 자수한 장주 스님을 포함해 상습도박 의혹에 연루된 17명 전원을 불기소 처분하고 17명에게 불기소처분 통지서를 일제히 발송했다.

검찰은 또 종단 스님 3명이 장주 스님을 상대로 고소한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오인에 의한 고발 및 기자회견이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따라 고발 당사자인 장주 스님이 검찰의 처분을 수용할 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장주 스님은 지난해 7월 자신을 포함한 조계종 고위층 16명이 서울 강남의 호텔 등 국내외에서 수년 동안 상습적으로 고액의 도박을 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고 검찰에 자수하며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장주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 대해 원로회의 인준동의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