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화 신임 문화재청장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하고 협력과 지원을 다짐하는 한편 불교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자승 스님은 1월 8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은 나 청장에게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어려운 소임을 맡아 수고하시겠다. 좋은 교류를 통해 불교문화가 융성할 수 있도록 임기 내에 많은 일을 해달라”고 말했다.

나 청장은 “주로 현장의 2선에서 일해 왔는데, 여러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일선에 나오면 좋겠다고 추천해주셨다. 정법대로,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협력해서 미래가치를 개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아시아의 정신문화를 넘어 세계문화를 선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조계종 문화부장 혜일 스님은 “문화재청하고 제일 밀접한 관계이다. 문화재청의 지원과 행정지도에 감사한다. 협조할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혜일 스님은 “감사하기도 하지만 서운한 부분도 있다”며 향후 소통을 통해 협력해가자는 뜻을 피력했다.

이에 나 청장은 “언제든지 가르침을 주시면 협의해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숭례문 때문에 어려운 때라고들 하지만 역사는 어려운 때일수록 힘을 내왔다. 더 힘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발해불교문화 조사·연구에 대한 문화재청의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임석규 팀장은 “한국 역사에서 소외됐던 발해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나 청장께서도 발해 유적 연구를 해온 것으로 안다. 총무원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발해불교문화 조사·연구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나 청장은 “1991년부터 러시아 우수리강 동쪽 연해주 지역에서 발해 유적을 답사했고, 러시아 극동대학 고고학 연구소와 발해 유적을 발굴·답사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발해는 결국 불교였다”며 “유적지마다 불상이 나오고 그러는데 이 불상들이 경주 신라 불상 양식과 비슷하다. 학자들을 국내에 초청해 신라 유물을 보여주고서야 발해 유물과의 관련성을 인식하게 됐다. 이러한 것들의 미래가치를 연구하는 게 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새해 인사를 온 나선화 문화재청장에게 연꽃 향로를 선물했다. (사진=조계종)

나 청장은 마지막으로 “전국에 수많은 문화재를 관리하는데 조직과 예산이 부족하고 정부에 해야할 일이 많아 후순위로 밀리는 일이 많다. 불교계와 종교단체들이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를 도와주면 열심히 하겠다”며 불교계의 지지와 협력을 부탁했다.

이날 예방에는 총무부장 종훈 스님, 문화부장 혜일 스님, 호법부장 원명 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덕문 스님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