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음은 불교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해서 잦아드는 게 아니다. 감정을 청소할 줄만 알면 된다. 이 책은 어떻게 마음을 청소할 것인가에 대한 글이다.”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불광출판사)라고 말하는 책이 출간됐다. 1995년 〈불교 길라잡이〉를 필두로 오랫동안 양질의 불서를 집필해온 관철환 선생의 새 책이다.

‘당신의 삶의 변화시키는 15가지 불교적 성찰’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그리고 책에는 고(苦), 에고(ego), 4제, 12연기, 무상, 무아, 공, 3학, 4염처, 위팟사나, 열반, 선, 자비희사, 지금 이 순간, 마음 등 15가지로 압축된 불교의 핵심이 엄선돼 실렸다.

곽 선생(사진)은 6월 2일 인사동에서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마음을 비우고 싶어 하는데 잘 안 된다.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음의 작용을 파헤치는 복잡한 교리에 몰두하기보다 고의 원인을 바로 살펴서 고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해 안심을 자주 누리며 살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았다.

“절에 가서 법문을 듣고 눈물을 흘린 사람들이 내려오는 길에는 새치기를 했니 안 했니 싸운다”며 수행과 삶의 괴리를 지적한 저자는 “집착을 버리는 것은 에고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알지 못하면 절대 안 된다. 죽을 작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착하는 대상에 질려버려야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6년 고행 끝에 보리수 아래에 앉은 싯타르타는 생물들이 태어나서 죽고 태어나서 죽기를 끝없이 되풀이하는 모습을 떠올리고는 거기에 질려버렸다”며 “보통 사람들은 자기 육신이 가장 소중하기에 육신을 버리기 어렵지만, 고타마는 자기 육신에 질려버리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곽 선생은 이 책을 두고, ‘쓰려고 작정해 쓴 글’이 아니라 했다. 오랜 기간 한 구절 한 구절을 모아 단락을 만들고, 단락과 단락을 모아 한 편의 글을 만들었다 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오히려 쓰려고 작정해 쓴 글보다 단단하고 명료하다.

곽 선생은 “대게 책 한 권을 읽으면 밑줄친 내용이 A4용지 3~4장 분량정도 나온다”며 “이 책은 독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밑줄 치고 읽게 하고 싶었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랜 세월 불서 일구기에 매진했던 한 학자가 말하는 ‘불교의 핵심’,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187쪽, 1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