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부임 전인 10여 년 전 있었던 부적절한 일에 대해선 향후 종단의 종헌종법 절차에 따라 종도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규명토록 하겠다. 다만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종단 책임자로서 바라이와 바리이죄 같은 무거운 잘못은 결코 있지 않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자승 스님은 6월 7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열린 ‘조계종 제1차 쇄신계획’ 기자회견 중 이 같이 밝혔다.

자승 스님은 우선 “초임 초기 교육과 포교를 통해 한국불교를 중흥시키겠다는 원력을 세우고 이를 위해 종단의 묵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자성과쇄신 결사를 추진하는 과정에 저에 대한 무문별한 의혹제기가 일반 언론에 까지 보도돼 참으로 송구하고 유감스럽다”며 “종단 책임자로서 처신을 진중하기 위해 의혹제기 등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고 규명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자승 스님은 또 “총무원장 부임 전 10여 년 전 있었던 부적적한 일에 대해서는 후 종단의 종헌종법 절차에 따라 종도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규명 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강남 신밧드 룸살롱’ 사건에 대한 인정 발언이다. 자승 스님이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짚고 넘어갈 의지를 보임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사건해명에 나설지 주목된다.

하지만 자승 스님은 최근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고, 임기를 마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자승 스님은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종단 책임자로 ‘바라이죄’ 같은 무거운 잘못은 결코 없었다”며 “남은 임기동안 종단 쇄신을 위해 물러섬 없이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승 스님이 언급한 바라이 죄는 비구자격이 상실되는 네 가지 중죄로 ‘△사음 △도박질 △사람을 죽이는 것 △깨닫지 못했으면서도 깨달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이러한 행위를 저지르면 승단에서 추방된다.

종단 쇄신안 추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의 입장 발표에 앞서 공개한 종단 쇄신안을 통해 ‘사찰예산회계법’을 제정해 출가자는 수행과 교화를, 재가자는 사찰 운영과 신행을 중심으로 사부대중이 함께 참여하는 합리적 사찰 운영방안을 제도할 것임을 선언했다.

직영사찰과 특별분담금사찰 등 주요사찰 등에 대한 사찰 재정 투명화도 추진된다. 조계종은 “이들 주요 사찰들에 회계 전문가 감사를 실시하고 사찰의 모든 수입에 대해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 하고 사찰에서 신용 카드 사용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했다. 문화재구역입장료 사찰에는 ‘통합 전자발권 시스템’을 전면 도입할 것도 밝혔다.

사문화 된 ‘사찰운영위원회 기능 강화도 추진된다. 조계종은 사찰운영위원회법을 전면 개정해 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격상시켜 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으면 재산처분 승인신청을 비롯한 각종 승인신청을 불허할 방침이다.

사찰 재정 투명화를 위해 재가 전문 종무원 양성도 추진한다. 조계종은 금년 하반기 종무행정학교를 설치해 시범운영한 후 내년에 학교를 정식 운영한다. 이와 함께 중앙종무기관, 직영 및 직할교구 사찰 종무원간 인사순환도 실시된다.

불교계는 물론 일반사회에서 공히 문제로 지적된 사찰재정 공개 일정도 나왔다. 조계종은 직영사찰, 직할교구 공찰의 재정을 올 하반기 시행한다. 조계종은 교구본사, 특별분담금사찰, 문화재구역입장료사찰 등은 2013년 이후 단계적으로 재정공개를 확대한다.

총무원장․교구본사․중앙종회 의원 선거 등 조계종 선출직 선거제도도 개선된다. 조계종은 선거공영제를 도입해 총무원장 선거는 총무원이, 산중총회 및 중앙종회의원 선거는 교구본사에서 선거 비용을 부담토록 선거법 개정을 시도한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본사주지 후보자는 산중총회 구성원 만장일치 또는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구해 어른스님(방장)에게 추천을 위임토록 했다. 금품 항응 제공 등 선거법을 위반해 징계를 받은 징계자들은 징계와 별도로 10년간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제한토록 했다.

이밖에도 조계종은 △현대사회에 맞는 수행자 청규 제정 △승풍실추 관련 징계법 제정 등과 함께 승가공동체 쇄신위원회 산하에 자정센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징계와 관련 조계종은 ‘참회원’을 설치해 공권정지 이상 징계를 받은 자들이 참회원에서의 참회정진에 따라 징계를 경감토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