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한다. 그러나 승가공동체를 붕괴하는 불법적 행위엔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
일부 승려들의 도박 사건과 관련 교계 안팎에 심각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종단 중앙종회의원 정범 스님(옥천암 주지)이 5월 14일 오후1시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1인 ‘108참회’를 진행했다.
종책모임 무차회 소속이기도 한 정범 스님은 108참회에 앞서 조계사 대웅전 부처님 전에 가사를 반납하고 대웅전 밖 출입구 앞에서 ‘108참회’를 시작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된 정진이라 정범 스님의 장삼은 금세 빗물에 흠뻑 젖었다.
정범스님이 조계사 대웅전 정문 앞에서 오체투지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
정범 스님은 참회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부처님께 힘겹게 오체투지 절을 올렸다. 이를 지켜보는 불자들도 함께 울먹이며 눈물을 훔쳤다. 30여 분간 엄숙한 분위기에서 계속된 참회 정진은 조계사 신도들의 간곡한 만류로 중단됐다.
정범 스님은 이날 참회 정진에 앞서 도박 파문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최근 방송과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힌 정범 스님은 “출가사문의 일원이자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고 있는 소납은 중앙종회의원과 총무원장 특보, 옥천암 주지 등 일체의 모든 소임을 사직하고 최근 사태에 대한 참회기도 정진을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범 스님은 특히 “불법적인 도촬 행위와 같은 비법적인 방법으로 승가공동체를 붕괴하려는 일체의 행위 앞에서는 단호히 맞서고자 한다”며 “총무원장 큰스님 이하 종단의 대덕 큰스님, 중진스님들이 한마음이 돼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범 스님은 도박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으며, 평소 탁월하고 열정적인 활동으로 중앙종회와 사찰운영에 두각을 나타내온 스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