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원로의원 보광당 혜정 대종사가 11월 12일 오후 2시 20분 서울 도선사에서 입적했다. 법납 64년, 세수 81세.
원로의원이자 서울 도선사 조실인 혜정 대종사의 영결식은 오는 16일 오전10시 도선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혜정대종사의 분향소도 도선사에 마련됐다. 다비는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11월 12일 입적한 도선사 조실 혜정 대종사
혜정 대종사는 지난 1948년 문경 봉암사에서 종수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0년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한 스님은 중앙종회의원과 제9교구본사 동화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2007년 11월 원로의원에 선출됐으며, 도선사 조실로 서울 북한산 문수사에서 주석하며 후학양성에 매진했다. 이듬해인 2008년 10월에는 종단 최고의 법계인 대종사를 품수했다.
혜정스님은 출가 이후 포교에 원력을 꾸준하게 실천해왔다. 교도소 포교에 관심이 높아 오랫동안 법무부 교정위원으로 활동했고, 은사인 청담스님의 가르침을 따라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 영어와 일본어에 유창한 ‘국제포교사’가 됐다.
북한산 문수사에서 주석한 이후 등산객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스님의 포교원력 실천행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였다. 문의: 도선사 02)993-3161
*보광당 혜정대종사 이력
속명: 허복룡
출생: 1931년 9월 16일(음)
출가: 1948년
은사: 청담스님
재적본사: 직할
-1949년 봉암사 선원에서 수선안거 이래 제방선원에서 참선수행
-성균관대학교 졸업
-동학사 승가대학 졸업
-제9교구 본사 동화사 주지 역임
-현) 문수사 주지
-2008년 해인사에서 대종사 법계 품수
*임종게(臨終偈)
今日去捨身(금일거사신)
無形唯一人(무형유일인)
三角山前舞(삼각산전무)
石人笑點頭(석인소점두)
오늘 이 몸을 버리고 가니
형상이 없는 오직 한 사람이
삼각산 앞에서 춤을 추니
돌사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네
*보광당 혜정대종사 행장(寶光堂 慧淨大宗師 行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이시며, 삼각산 도선사 조실이신 보광당(寶光堂) 혜정(慧淨) 대종사께서는 격동기 한국불교의 정화운동을 주도한 청담(靑潭)스님을 은사로 득도(得度)했다. 어릴 적부터 성품이 온화했던 스님은 고등학교 때 봉암사에 들렀다가 청담, 성철스님 선지식들을 친견하고 감화되어 18세 때인 1948년 삭발염의削髮拈衣하고 출가수행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봉암사 결사結社에 동참하여 부처님의 법대로 살기를 발원하고 정진수행만이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 생각했다. 은사이신 청담스님의 “너의 마음을 찾아보아라.”는 말씀을 화두(話頭)로 생각하고 일념수행(一念修行)하였으며, 엄격하고도 자비로운 가르침을 가슴에 지니고 평생을 살았다,
1949년 봉암사에서 자운스님으로부터 사미계를, 청담스님으로부터 혜정(慧淨)이라는 법명을, 서옹스님으로부터 보광(寶光)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그 후 오대산 상원사 한암스님에게 경(經)과 근검절약 정신을 배웠으며, 성철스님 회상에서 경전과 어록(語錄)을 읽으며 문리(文理)를 터득하였고 날마다 참선에 들었다. 이후에는 운허, 관응스님 슬하에서 경전의 모든 과정을 이수했다.
1959년 동산스님에게 비구계를 수지하고 동학사 불교전문강원, 해인사 강원대교과 수료하고, 해인사 재무국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교무국장의 소임을 맡았다. 학문에 대한스님은 뜻은 이어져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서 학업을 연마했다.
1963년 한태(韓泰)불교협회 문화부장을 맡아 한국불교를 동남아시아에 알리고 태국 왓삼프라야 불교대학에서 공부하여 국제불교 포교사로 활동했다.
1974년 청담스님의 유지로 설립된 청담학원 이사로 청담중고등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본사 소임을 맡고 중창하였고,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하며 한국불교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다.
1984년부터 27년 간 삼각산 문수암에 주석하시며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사찰은 반드시 재건해야 한다”는 원력으로 개인 소유사찰을 종단으로 소유권을 이전시키고, 전통사찰동록을 하면서 일신을 면모하는 중창불사를 시작하였다.
스님의 끊임없는 중창불사 원력으로 대웅전, 나한전, 요사, 굴법당, 삼성각, 종무소, 해우소등 25억에 이르는 난공불락難攻不落의 불사를 마무리했다.
스님은 팔심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복 4시간에 걸리는 거리를 왕복하시며 전통사찰로서 위상을 정립하시고 청담스님의 권유로 시작한 외국어 공부에도 진력하여 영어와 일어에 능통했다.
2007년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으로 추대되시고 대종사로 품수(稟受)되었으며, 청담장학문화재단 이사와 도선불교 실달학원장으로 활동하시며, 스님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열의를 보였다.
스님은 열반하시기 전까지 불편한 몸에도 새벽예불을 거르지 않았다. 또한 등산객들이 찾아오면 늘 반갑게 맞아 법문을 들려 주셨고, 주말이면 찾아오는 많은 내방객들에게 점심공양을 챙기시며 미소를 건네주시던 포근한 시골할아버지 같은 스님이었다. 이것은 스님께서 봉암사결사 시절부터 몸에 익혀온 수행의 편람(便覽)으로 한평생을 수행과 산중포교사로 살다가 삶을 마친 것이다.
몸에 미질(微疾)이 있어 동국대 병원에 입원하셔서도 종단의 발전과 청담문도회의 화합을 당부했고 사제들과 조카 상좌들이 “스님 후학들을 위하여 한 말씀 해 주십시오.”라고 하자 빙그레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는 “내 바랑 속에 내 살림살이를 적어 놓았으니, 내가 떠나고 나면 보라”고 일렀다.
바랑 속에 있던 임종게는
今日去捨身(금일거사신)
無形唯一人(무형유일인)
三角山前舞(삼각산전무)
石人笑點頭(석인소점두)
오늘 이 몸을 버리고 가니
형상이 없는 오직 한 사람이
삼각산 앞에서 춤을 추니
돌사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네
였다.
세수世數 80세 법납法臘 62세로 원적에 드신 혜정스님은 차별심 없이 모든 불자를 똑같이 대해 주었고, 누구나 친견이 자유로웠으며 언제보아도 한결같이 밝고 맑은 미소로 불자들을 편안하게 해었다.
*보광당 혜정 대종사 연표(寶光堂 慧淨大宗師 年表)
1948년 경북 문경 봉암사에서 이청담스님을 은사로 득도
1949년 봉암사에서 김자운 스님에게 사미계 수지
1959년 4월 부산 동래 범어사에서 하동산스님으로부터 비구계 수지
1958년 8월 공주 동학사 불교전문강원에서 이운허스님으로부터 초등과 사교과 수료
1959년 해인사 재무국장
1959년 해인사 승가대학 대교과 수료(2회)
1960년 총무원 교무국장
1963년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3년 중퇴, 한태불교협회 문화부장
1964년 태국 삼프라야 불교대학 1년 수료
1979년 학교법인 청담학원 이사
1980년 6월 대구 동화사 주지
1981년 2월 중앙종회 의원
1981년 3월 국제포교사
1983년 서울 직할교구 문수사 주지(현재)
1986년 3월 서울직할교구종회 부의장
1995년 3월 민주평통 자문위원
2001년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의원겸 종로구 고문, 법무부 교정의원(현재)
2003년 2월 도선사 호국참회원 원장, 청담장학문화재단 이사
2006년 도선사 조실
2007년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2008년 대한불교조계종 대종사 품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