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14년이 되었다. 2011년 3월 11일,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핵 사고는 일본 동북부 지역의 황폐화, 해양오염, 방사능 누출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핵발전소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교훈과 더불어 큰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이에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해청), 울산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천도), 부산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안도), 전북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종범)는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4주년을 기억하며 성명서를 발표 한다.
[성명서 전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4주년을 기억하며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규모 9.0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인해 15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하여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강타했다. 발전소의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발전소 내부의 핵연료를 식히지 못해 폭발로 이어졌고, 결국 다량의 방사능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인해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강제로 이주하게 되었고, 환경과 생태계에는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남겼다. 사고 발생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종결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주를 할 수 없는 동식물과 땅과 강과 바다는 그대로 방사능에 피폭되었다. 우리는 14년 전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인간이 지구 생명체에 가한 생태학살이었음을 목도하였다. 그런데 일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방사능에 오염된 핵폐수를 바다에 폐기하는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르고 있으며 이것은 생명의 그물로 연결된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테러 행위임이 자명하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국경을 넘어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쳤으며, 핵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는 글로벌한 과제가 되었다. 일부 국가들은 핵발전소 폐쇄 또는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벨기에는 가장 오래된 3개 원자로의 수명연장 계획을 포기하고 영구폐기 계획을 강화했고, 독일은 8개의 노후 원자로를 즉시 영구 폐쇄하고, 탈핵을 결정했다. 프랑스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기존 핵발전소의 단계적 폐쇄를 명령했으며, 이탈리아는 원자력 발전 재개 계획을 국민투표를 통해 폐기했다. 대만도 2025년 5월 17일 마지막 원전이 폐쇄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핵발전소에 대한 위험성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탈핵운동진영은 역량을 총결집하여 “잘가라핵발전소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였고, 그 결과 문재인 대통령은 탈핵을 선거공약으로 채택하였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윤석열 정부는 수명이 다한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고, 새로운 핵발전소를 짓는 핵산업진흥정책을 밀어붙였다.
우리나라는 지금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되고 내란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시간에도 신규 대형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4기를 짓는 것을 골자로 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을 확정했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을 밀어붙이는 고준위 특별법안이 핵발전에 따른 책임과 위험을 오롯이 핵발전소 지역에 떠넘기면서 지역 희생을 강요하는 반민주적이며, 위법적인 처사임을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과 종교계, 시민사회가 부단히 알려왔음에도 불구하고,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었다. 민주당조차 탈핵정책을 포기한 듯 핵진흥정책에는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에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우리는 에너지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원자력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을 적극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4주년을 맞으며, 우리는 먼저 사고로 고통받는 지역주민과 뭇생명에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리며, 이 사고가 남긴 교훈을 잊지 않고, 안전한 미래사회를 위해 탈핵 사회를 이루고,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다.
- 일본은 방사능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중단하라.
-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철회하라.
- 국회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폐기하라
- 정부와 국회는 탈핵로드맵에 따른 탈핵에너지전환정책을 확립하고 이를 법제화하라.
2025년 3월 11일
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울산불교환경연대, 부산불교환경연대, 전북불교환경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