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친 부처님 말씀2
정찬주(소설가)
(삽화 = 정윤경 작가)
호흡은 생과 사의 갈림길
부처님이 어떤 비구에게 물었다.
“사람 목숨이 얼마 동안 달려 있느냐?”
“며칠 사이에 달려 있습니다.”
“그대는 아직 도(道)를 모른다.”
부처님이 다시 다른 비구에게 물었다.
“사람 목숨이 얼마 동안 달려 있느냐?”
“밥 먹는 사이에 달려 있습니다.”
“그대도 아직 도를 모른다.”
부처님이 또 다른 비구에게 물었다.
“사람 목숨이 얼마 동안 달려 있느냐?”
“숨 쉬는 찰나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 그대는 도를 아는구나.”
-사십이장경
사족; 찰나는 산스끄리뜨어 끄샤나의 음역인데, 75분의 1초로서 아주 짧은 순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선가에서는 목숨이 찰나생(刹那生) 찰나멸(刹那滅) 한다고 한다. 찰나가 영원이듯 후회 없이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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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맛은 자유뿐
큰 바다는
소금 맛이라는 단 한 가지
맛밖에 없다.
진리의 길도
역시 자유라는 단 한 가지
맛뿐이다.
-중아함경
사족; 부처님은 위없는 진리를 깨닫고 난 뒤,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다섯 비구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결심했다. 왜 그랬을까? 진리가 곧 행복이었으므로 그러지 않았을까? 그들도 역시 부처님처럼 진리를 ‘아는 사람’이 되게 하여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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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잘 다루라
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이고
자기야말로 자신의 의지할 곳
말 장수가 좋은 말을 다루듯이
자기 자신을 잘 다루라
-법구경
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
어떤 주인이 따로 있을까
자기를 잘 다룰 때
얻기 힘든 주인을 얻은 것이다.
-법구경
나는 신이 아니라오
브라만 수행자 도나는 부처님이 나무 아래 앉아 있을 것을 보고 그의 수려한 외모와 예지가 번뜩이는 평온한 분위기에 감명받았다. 도나는 부처님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입니까?”
“아니요, 나는 신이 아니라오.”
“그러면 하늘의 사자입니까?”
“아니요, 브라만이여.”
“그러면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깨어 있는 사람일 뿐이라오.”
-증일아함경
사족; 자등명 법등명(自燈明法燈明)은 아난다가 부처님께 설법을 청했을 때 남기신 말씀이다. 부처님은 “너희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 또한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했다. 이것을 한자로 표현한 것이 ‘자등명 법등명’이다. 원래는 등(燈)이 아니라 섬［島］이었다. 즉 ‘자신을 섬으로 삼고 거기에 의지하라’라고 하였는데, 한역하면서 섬이 등불로 바뀐 것이다. 부처님께서 왜 섬이라고 했을까? 부처님이 설법하신 지역들 대부분은 우기(雨期) 내내 비가 위협적으로 줄기차게 쏟아졌다. 부처님의 주요 활동무대였던 강가(갠지스)강 부근지역은 우기가 되면 요즘처럼 그 당시도 범람하곤 했던 것이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가장 안전한 섬 같은 언덕으로 피난을 갔으리라.
부처님이 활동할 때는 신(神)을 의지하고 믿는 종교가 득세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신을 배격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우상화하여 신으로 불리는 것도 거부했다. 믿고 의지할 대상이란 본래 청정한 자아와 진리뿐이라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그러니까 불교란 신들에게 묶여 있지 않는 자기, 즉 인간중심의 종교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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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때로는 괴로움을 낳는다
가까이 사귄 사람끼리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좋아하는 마음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따니빠따
사족; 부처님의 이 말씀은 ‘홀로 있음’이 가능한 수행자에게 당부하는 것이리라. 물론 가족이 있는 재가자에게도 약이 되는 말씀이기도 하지만. 기쁨이나 슬픔이 지나치면 마음의 병[心病], 괴로움이 되듯 사랑도 그리움도 마음의 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현상을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잘 살핀다면 괴로움의 원인을 알아차린 뒤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