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알았으면

자기 자신부터 잘 수호해야 하리.

현명한 님이라면 세 시기 가운데

적어도 한 번은 자기를 살펴야 하리.

현명한 님이라면 먼저 자신을

최적으로 확립하고 나서

비로소 남을 가르쳐야 하리.

그리해야 번뇌로 괴로워하지 않으리. 

남을 가르치는 그대로 그렇게

자신을 만들어야 하리.

자기는 참으로 다루기 어려우니

잘 다스려야만 실로 닦여지리. 

자신이야말로 자신의 수호자

다른 어느 누가 자신의 수호자가 되리.

오직 자신을 잘 제어할 때

얻기 어려운 수호자를 얻게 되리. 

(ⓒ장명확)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 주는 사람은 누굴까? 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굴까? 부모 형제일까? 아내 또는 자식일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애인일까?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이는 세상에 없다. 그러므로 누구나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나를 귀하게 여겨야 남도 나를 귀하게 여긴다. 나 자신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남도 나를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풍족하게 칭찬을 해주며,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지치지 않게 자극을 주어야 한다. 예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나와 너,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귀하게 대하면 어느 순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더 귀하게 대접하게 되고, 부지불식간 다른 사람들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게 된다. 

그런데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그 생각과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나름 열심히 사는데도 행복하지 않다면, 특별하게 부족한 점이 없는데도 무엇인가 허전하다면, 분명히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고 알아차려야 한다. 나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가? 누군가를, 챙기고 누군가를 의식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정작 나 스스로를 방치하지는 않았는가, 돌아볼 일이다. 

하루 일과 중 나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일분? 한 시간? 정신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온전하게 자신만을 위한 생각을 했느냐는 물음 자체가 생소하게 다가갈 것이다. 자기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는 것이 모든 치유의 시작인데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바른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자양분인데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모든 문제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며, 마주치는 모든 문제들의 해결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찾아질 수 있다. 

이 시는 <법구경- 담마파다> ‘자기의 품(Attavagga)’에 등장한다. ‘자기의 품’은 한역에서는 <애신품(愛身品)>으로 번역되었다. 부처님은 이 시를 통해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또 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계신다. 따라서 이 시는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모르는 이에게 매우 요긴한 가르침이다. 그런데 자신을 사랑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니, 이 시야말로 모든 이를 위한 시라고 할 수 있다. 

- 시구 ‘자신을 잘 수호해야’는 재가자의 경우와 출가수행자의 경우가 각각 다르다. 재가자의 경우 ‘경비 시스템을 갖춘 저택의 아주 밀폐된 방에 들어가 있으면 자신을 잘 수호하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출가수행자의 경우는 깊은 산중의 잘 밀폐된 토굴 속에 들어가서 출입문이나 창문을 단단하게 닫은 경우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자신을 잘 수호할 수 없다. 부처님은 재가자의 경우 보시와 지계행을 잘 실천하는 것, 출가수행자는 해야 할 일을 하고 경전을 공부하고, 사띠를 확립하는 것을 자기 자신을 잘 수호하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가르치셨다. 

- 시어 ‘세 시기’는 한 생애를 세 개의 구간으로 나눠 놓은 것을 말한다. 재가자의 경우 인생의 첫 단계에서 놀이 때문에 자신을 잘 수호하지 못했다면 생애의 둘째 단계에서 사띠를 하고 착하고 건전한 행위를 해야 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등으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는 사띠를 놓치지 않고 착하고 건전한 행위를 해야 한다. 출가수행자의 경우는 생애 첫 단계에서 경전을 독송하고, 외우고, 계행을 익히는데 사띠를 확립해야 하고, 생애의 중간단계에서는 승원에서의 의무를 다해야 하고 첫 단계에서 배운 것의 해석을 깊게 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첫 단계에서 배운 것의 적용가능성을 탐구하며 그것을 사띠를 가지고 승원생활에 실천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즉 자신을 잘 수호하지 못하면 고통이 끝없이 따른다. 

- 시구 ‘자신을 최적으로 확립하고’는 자신을 걸맞은 특징 가운데 정립한다는 뜻이다. 적은 것으로 만족하고, 어떠한 옷 등에 만족하고 명상수행에서 기쁨을 느끼는 고귀한 가문의 처신을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 시구 ‘남을 가르쳐야 하리’는 자신을 최적으로 확립하지 못하고 남을 가르치는 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모욕을 받고 고통에 빠지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남을 가르치는 자는 칭찬을 받고 기쁨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 시구 ‘남을 가르치는 그대로 그렇게 자신을 만들어야 하리’는 어떤 것을 가르치려면 자신이 먼저 그것을 실천하면서 가르치라는 의미이다. 

- 시구 ‘자기는 참으로 다루기 어려우니’는 자신은 참 길들여지기 어려워 길들여지는 대로 제어될 뿐이니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면 자신이 잘 제어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 시구 ‘자신의 수호자’는 착하고 건전한 일을 하는데 자기를 성취하고 천상의 세계를 얻고 길과 경지를 계발하는 것이 가능한 자가 ‘자신의 수호자’라는 의미이다. 

- 시구 ‘얻기 어려운 수호자’는 거룩한 경지, 즉 아라한과를 성취한 경지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