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는 신이 너무 많아 신중단에 집합시켜 놓았다. 신중단의 중심에 위타천(韋馱天)이 있다. 동진보살이라고도 한다. 본래 힌두교 시바신의 아들 스칸다이다. 전쟁의 신으로 모셔진다. 스칸다가 색건타(塞建陀)·건타(建陀) 등으로 한문 번역된 것이 위타천의 유래이다. ＜위타 韋陀＞는 ＜건타 建陀＞의 와전인 듯하다.
동진보살로 불리는 위타천이다.
이름의 어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원래는 힌두교의 군신(軍神)이 불교에 들어와 불교의 수호신장이 된 것으로 이와 비슷한 케이스는 여럿 있다. 불교에서는 남쪽을 수호하는 사천왕 증장천(增長天) 팔장군(八將軍)의 하나이다. 당나라 때 도선 율사가 만난 뒤부터 절에 모셔졌다. 도선율사는 도선율사 감통록을 지어 위타천을 칭송하였다.
위장군이 하는 일이 매우 많아 불법을 옹호하고 32장군 가운데 가장 크게 수호한다. 불법을 깔보고 조롱하는 이가 있으면 급히 달려가서 그들을 제압한다. 그리고 사천왕의 처소로 가는데 왕들이 모두 일어나 그를 맞이한다. 위장군이 동진행을 닦고 정법을 수호하기 때문이다. 도선율사의 기록은 위타천이 불교의 호법신중으로 자리 잡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동진행을 닦는 이유로 동진보살로도 불린다.
시바의 아들 코끼리신 가네샤가 환희천이란 법명을 달고 불교사찰로 전입신고한 모습이다.(사진=석현장)
송나라 때부터 위타천은 경전을 수호하는 임무가 맡겨졌다. 법화경이나 화엄경 변상도 앞에 위타천을 모시는 이유이다. 대승불교가 크게 일어나면서 힌두교의 신들이 불교로 집단개종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천둥과 번개의 신 인드라는 제석천이 된다. 창조의 신 브라만은 범천으로 변신한다. 죽음과 재생의 신 시바는 대자재천이 된다. 시바의 아들 코끼리 얼굴 가네샤는 불교로 개종하여 환희천이 된다. 재물의 신 락쉬미는 길상천이란 법명을 받고 학문과 예술의 여신 사라스와티는 변재천이란 아이디로 활동한다. 수미산의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은 한국의 사찰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