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 홍성 · 해미 현장답사
지난 9월 5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 이하 종평위)는 4차 회의 및 홍성 홍주읍성과 해미읍성 현장답사를 개최했다. 이번 답사에는 위원장 향문 스님, 위원 사회부장 도심 스님, 포교부장 남전 스님, 법륜 스님, 금해 스님, 이병두 위원, 이종수 위원이 참석하였고, 지역에서는 수덕사 총무국장 정경 스님과 홍성지역 스님들, 서산주지협의회 회장 혜산 스님과 회원 스님이 동참했다.
홍성 홍주읍성 홍주성 복원현장에서부터 시작된 현장 답사에서, 종평위원들은 홍주성벽에서 고려시대 사찰 석재와 석탑의 기단부 등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고, 홍주읍성 발굴 시 발굴된 석탑의 몸돌과 사찰 부재를 비롯해 불상의 좌대로 보이는 연화좌를 비롯해 홍주읍성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에 오관리 당간지주 등이 있어 당시 이 일대 규모 있는 사찰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홍주읍성 일대 곳곳에 세워진 성지순례 표지판과 순교기념비와 박해사 위주로 편향된 역사로 기술된 안내판과 부조물 등 홍주성지 순교터, 생매장터 등 6개 순례길 코스를 직접 돌아보며, 종교기관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직접 성지화 사업을 시행한 것에 대해 문제의 심각함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원장 향문 스님은 “홍주읍성을 돌아보니 특정 종교 위주의 안내판과 조형물은 있어도, 불교 사찰의 석탑이나 부자재, 특히 홍성의 보물이기도 한 오관리 당간지주는 방치되어 있어 ‘홍성 천년여행’이란 구호와는 동떨어져 있어 매우 아쉽다”라며, 사지 연구를 통해 학술적으로 불교사 재조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해미에서는 서산주지협의회(회장 혜산 스님, 개심사주지) 스님들과 해미읍성 내 순교기념비와 감옥터, 십자가의 길 조형문 설치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서산주지협의회 회장 혜산 스님은 ”‘국제성지’ 관련 사업을 국민의 세금으로 서산시가 추진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라고 밝히고, 직접 읍성을 돌아본 의원들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현장 답사에 이어 서산주지협의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제4차 회의에서는 홍성지역과 해미지역에서 추진되는 ‘관’ 주도 사업이 ‘관광활성화’라는 명목하에 형평성 없이 진행되는 문제를 지적하였다.
정경 스님은 “예를 들어 작년 한해 서산 간월암을 방문한 관광객수는 7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고 해미읍성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도, 시는 특정 종교 사업 중심의 편향적 행정을 펼치고 있으며, 이전에 서산 8경의 제1경은 서산마애삼존불이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해미읍성이 제1경으로 변경 되었다”라며 공적영역인 지자체에서 종교편향적 사업이 주도적으로 추진되는 것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종수 교수는 “조선말 천주교인을 비롯해 동학농민군, 항일의병 등 수 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불교는 예로부터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면 수륙대재나 영산재를 지낸 전통이 있다. 불교전통의 가치를 가지고 이 지역에서 당시 희생된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수륙재를 지내고 불교의 너른 품으로 종교간 화합할 수 있도록 하자”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진=종교평화위원회)
위원들은 해미·홍성을 중심으로 한 내포 지역에 수많은 사찰과 사지가 있음에도 그간 미진하였던 불교사 관련 지역과 종단이 힘을 합쳐 전문가들의 학술연구로 불교사를 재조명하여 복원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함과 동시에 편향되고 차별된 상황을 중립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데 뜻을 모았고, 올해 내 서산 · 홍성지역에서 함께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