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숲길에서 나를 찾아갑니다” 

여섯 번째 월정사 선명상 요가학교 

오대산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은 지난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 동안 여섯 번째 선명상 요가학교를 진행했다. 지친 마음과 불균형한 몸을 치유하기 위한 이번 선명상 프로그램은 선명상 전문가이자 월정사 템플스테이 교육국장인 도원 스님이 이끌었다. 가까운 강원에서부터 멀리는 부산까지 전국 각지에서 35명이 참여하였는데, 이 가운데 부모와 함께 참여한 중학생들과 부부동반 참여자들도 있었다.

입학식
 

8월 15일 황금 연휴 첫날, 전국 각지에서 온 35명의 참가자들은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해 길게는 7시간, 짧게는 3시간이 걸려 오대산 월정사에 도착했다. 여섯 번째 이루어진 월정사 선명상 요가학교는 교구장 스님(정념 스님)의 환영사로 참여자들을 극진히 환대하였다. 명상과 요가는 몸을 통해 영성으로 가는 길이라는 환영의 말씀은 참가자들의 화두가 되었다. 참가자들의 여정은 길었지만, 수행 기간 내내 맑고 화창한 여름날이어서 부처님이 주신 행복이라며 다들 즐거워했다. 

“수고했다. 모진 풍파 다 헤쳐가며 꿋꿋하게 버텨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힘든 길들, 원만치 않았던 길들을 찾아가며 지금까지 버텨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기특하다...앞으로도 수많은 길들이 펼쳐질 거다. 웅퉁불퉁한 길, 비포장 길, 꾸불꾸불한 길, 오르막 길, 내리막 길, 오솔길, 돌 길, 낭떨어질 길.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의 길도 잘 걸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없는 길 만들어가며 지금까지 오십년을 잘 해왔지. 너를 위한 길은 꼭 만들어 나갈 수 있어. 힘내고, 사랑한다. 월정사 템플스테이에서.”   - 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새벽요가
 

지친 마음을 위해서 마음수행의 기본인 새벽예불부터 시작해서 맨발 걷기 묵언 명상 및 해탈의 숲 명상, 싱잉볼 명상, 공배스를 통한 자각명상이 이루어졌다. 몸을 위해서는 생명존중의 기본인 채식 공양에서 시작하여 중대 사자암과 적별보궁참배, 발왕산 천년주목 숲 명상, 그리고 매일 새벽과 저녁 월정사 불꽃선원의 명상-요가를 통해 몸의 균형을 살리는 수행이 이루어졌다. 

“나를 생각하면 연민의 마음이 먼저 든다. 중대 사자암에서 적멸보궁 가는 길, 혼자서 걷는 길에 내 삶과 같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는 다른 이의 보폭에, 다른 이의 시간에, 다른 이에게 맞추어 비교하지도 말고 함께 하려도고 하지 말고, 따라가려고도 하지 마라. 지금처럼 새 소리 바람 소리 들으며 내 시간, 내 보폭에 맞춰 살아갔으면 좋겠어. 앞으로 오십 년은 누굴 위해 희생하려고도, 책임지려고도 하지 말고 살아가자.”  - 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숲명상
 

마음과 몸으로부터 출발한 수행은 앎을 통해 한층 깊어지고 넓어졌다. 오대산 명상마을 해조 스님의 특강과 소그룹별 스님과의 차담은 수행을 깊어지게 하면서 동시에 진정한 나를 자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생애 처음 나에게 쓴 편지는, 내 자신을 친구이자 가장 사랑하는 존재, 가장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존재로 보듬어 가는 시간이 되었다. 달빛과 별빛이 내리는 템플스테이 마당에 둘러앉아 편지를 낭독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도반이가 되어 주었고, 웃음과 눈물을 함께 하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좋았던 순간들. 세상 맛나는 오미자차를 맛본 거, 화창하고 쾌청한 날씨에 선명상 요가학교의 일정을 소화한 거, 겨울에 스키타러 왔던 곳을 여름에 와서 색다름을 경험한 거. 스님들과 요가 명상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순간들. 공배스 싱잉볼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알게 된 거. 숙소가 지상에 있는 멋진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던 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새벽 예불을 참여한 거, 전나무 숲길을 맨발로 걸었던 순간들. 모든 순간들이 감사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서 주변사람들에게 나눠야 될 거 같다.”   - 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공배스명상
 

선명상 요가학교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거의 모두 최상의 만족도를 표시했다. 특히 공배스 명상을 처음 접한 참가자들은 온몸의 세포가 반응하고 혈액이 파도치는 느낌을 받아 매우 좋았으며, 다양한 명상을 경험하는데 요가와 참선으로 아침을 시작하게 되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산행을 조금 힘들어하는 참가자들도 있었지만 해내서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도 했다. 템플스테이가 아니었다면 스님과 격의 없이 대화할 기회가 어려웠을 거라며 편안해했다. 참가자들 모두 싱잉볼, 숲명상 등 명상수행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는데, 싱잉볼과 요가 명상이 집중되는 프로그램을 연중 더 많이 개설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 월정사 선명상요가학교 누리집: http://woljeongsa.org/yoga/ >

나에게쓰는편지(사진=월정사 템플스테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