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승려시인회)

승려시인회가 승려시인 24명의 196작품을 모아 불기 2568(2024)년 8월 7일 11번째 『승려시집』을 발간했다. (출판사 차의 세계) 

승려시인회는 1971년 3월 14일 대구파계사에서 무산(오현) 스님을 회장으로 20여 명의 스님들로 발족하였고 승려시집 4집까지 발간하였으나 이후 활동이 중단되었다. 1993년 진관스님을 필두로 제5집 ‘피안으로 가는 수레’를 기점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11집에는 승려시인회 창립을 주도했던 성우(현 불교TV대표)스님과, 5집 출간의 주역이었던 청화, 대우 스님 등 원로시인들의 작품과 함께 10집에 처음으로 세상에 시를 선보인 도명(여여정사), 지원 스님(소소암) 그리고 이번 승려시집으로 등단하는 남륜 스님(연화사)의 글들이 실렸다. 이로서 11집은 승려시인회 구성원들의 세대교체 한가운데 있는 샘이 되었다.   

1993년부터 회장을 역임하며, 불교문학의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진관 스님은 “여러 민족들은 문자이전부터 자신들의 연원을 밝히는 서사시를 노래형식으로  불러왔다”라며 “문자와 언어는 가장 뛰어난 소통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불[火]이라 쓰고 말을 한다고 해서 종이에 불이 붙거나 입이 뜨겁지 않듯이 그 한계는 분명하다. 그래서 시라는 형식을 통해 문자 이면의 마음을 전하려는 노력은 불교의 오랜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관 스님은 “비바시불 이래 말과 글이 아닌 一言一句의 팔만장경은 화두로 응결되고, 응결되었던 화두는 또다시 팔만장경으로 설해져 고해(苦海)를 건너는 배가 된다”라며 “인연들과의 만남과 만남에서 주고받았던 ‘말 아닌 말과 글 아닌 글들’이 도반들에게는 탁마의 채찍이 되었고, 고단한 사바를 위안하는 노래가 되어 <승려시집>이라는 기록으로 묶어졌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님은 “부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무소유와 해탈의 삶에서도 걸어왔던 자취는 남겨야 한다”라며 “11집에 함께하는 스물네 분의 스님들은 각자의 나름으로 자신이 있는 곳에서 처한 상황에서 부처님을 향해가고 있으니 <시집>은 수행의 기록으로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11집 대표 저자인 오심 스님은 “승려시인회는 년 1회 이상 시집출판을 원칙으로 하고, 회원 스님들부터라도 법회 때마다 시 낭송과 낭송회 등을 통해 침체되어 있는 불교문학활동에 새로운 활력을 모색하려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