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무산문화대상’ 시상식 성료 

문학 부문에 문태준 시인

사회문화 부문에 예수의소화 수녀회

예술 부문에 박찬욱 영화감독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이사장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설악 무산(霧山· 1932~2018) 대종사 조오현 스님의 문학적 예술혼과 상생·화합정신을 계승·선양하기 위해 ‘무산문화대상’을 제정하고, 불기 2568(2024)년 5월 31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첫 시상식을 열었다. ‘제1회 무산문화대상’의 영예는 문학 부문에 문태준 시인, 사회문화 부문에 예수의 소화 수녀회, 예술 부문에 박찬욱 영화감독이 각각 수상했다.

3개 부문 상금은 각 1억 원이다. 특히 이날 아주 재미있는 상패를 제작되어 눈길을 끌었다. 상패는 김경민 조각가가 무산 조오현 스님의 부도탑을 축소해 만들었다. 무산 조오현 스님이 앉아 있는 옆으로 정호승 시인이 친필로 각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뜻을 새겼고, 상패 뒷면에는 조오현 시인의 시 ‘마음 하나’가 김남조 시인 친필로 담겨 있다. 또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해 놓은 봉정암이 순금 20돈의 금탑이 세워져 있다.

이날 시상식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권영민 이사장은 “무산 조오현 하면 승려 시인이라고 사람들에게 얘기합니다만, 저는 그냥 아주 활달하고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신 자유 예술인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스님은) 모든 벽을 허물자. 부처의 벽을 허물고, 불교의 벽을 허물고, 종교와 이념의 벽을 허물고 그렇게 해야만 우리 사회가 상생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한테 가르쳤다. 무산 조오현 시인의 상생, 화합, 사랑 봉사의 정신을 널리 기리고 찬양하기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할 건가 지난 2년 동안 많은 계획을 세운 첫 번째 결실 사업이 바로 이 ‘무상문화대상’이다”라고 의의를 전했다.

심사위원장 신달자 시인은 “문학, 예술 그리고 사회봉사 부문에서 세 분의 수상자를 결정하기까지 어느 누구도 관여할 수 없게 5명의 심사위원들이 두 번의 심사를 거쳐가면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심사했다”라며 “우리가 제일 중요한 것은 앞으로는 정말 이 ‘무상문화상’에 적합한 인물을 뽑아내는데 더 크게 눈을 뜨고 모든 전력을 소모하면서라도,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는 그런 공감의 인물들을 찾아내는 일이 저희들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렇게 노력하겠다”라고 ‘무산문화대상’의 책임감과 무게를 전했다.

바로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이 이어졌다.

문태준 시인은 “지금까지 이제 제가 시인이 돼서 시를 짓고 산 지가 한 올해로 이제 곧 30해가 된다. 어쩌면 시인으로서 이렇게 시를 쓰면서 사는 길에 한 반쯤 정도 온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이제 반쯤 왔을 때 제가 앞에 두고 가야 할 길을 잘 가늠해보라라는 그런 말씀으로 이 상을 봤다”라면서 “제 시는 다분히 불교적인 시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을 하는데, 어떤 종교든 불교든 아니면 다른 종교든 이 종교가 보여주는 세계 그리고 또 저 같은 경우에는 문학을 통해서 시를 통해서 드러내려는 세계는 어떤 자애심과 연민심의 연대 같은 것들을 결국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산문화대상 심사위원회는 우리 서정시의 영역을 확대하고 시 정신의 깊이를 더해오면서 그 전통을 지켜온 시인의 창작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예수의 소화(작은 꽃) 수녀회의 이영희·문성월 수녀는 ”저희 창설자이신 김순호 선생님을 통해서 종교 간의 대화랄지 불교에 대한 경전이랄지를 좀 많이 접하면서 전혀 낯설지가 않아서 저희는 그분하고 함께 보는 마음으로 왔다“라며 ”장애인을 보면 누구라도 그분을 돌보야 되는 마음이 있는 게 사랑 안에 있는 자비심인데, 그게 사랑의 행위로 봉사활동으로 거의 밥 먹듯이 삶으로 살았는데 이 상을 준다는 것 자체가 참 죄송한 마음이다. 저희 수녀는 정말 150명도 아니고 15명인데, 15명이 전부인데 이 작은 수녀회에서 이 큰 상을 받는 게, 작아서 받는 상이구나 그런 마음을 오면서 나눴다“라고 말했다.

무산문화대상 심사위원회는 한국 사회의 소외된 곳에서 불우한 사람들을 묵묵히 도우면서 상생과 사랑의 큰 뜻을 실천해 온 사회 활동과 고귀한 봉사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박찬욱 감독은 “저는 언제나 좀 감각적인 자극을 통해서 더 강하게 관객한테 도덕적인 질문을 던지려고 하는 그런 의도로 영화를 만들어 왔다. 벽을 넘어서는 도덕적인 질문 항상 그 딜레마 상황에 인물을 던져놓고 관객이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제기하고 나름의 대답을 찾아보도록 유도하는 그것이 제 작업의 전부인데, 그런 점을 알아주신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다”라며 “제 영화들은 어떤 이상이나 아주 바람직한 상태를 감정적으로 묘사하는 상태는 별로 없지만 그럴수록 어떤 부정적인 감정과 악행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 굳이 그렇게 집요하게 묘사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관객들에게 그런 것이 사라진 상태 그런 비극이 사라진 상태에 대한 상상을 하도록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무산문화대상 심사위원회는 한국 영화를 세계 무대에 널리 알리면서 영화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죄의식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데에 크게 공헌한 감독의 열정과 창조력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