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새 정부의 대운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관 스님은 지난 4월 2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대표단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축하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총무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불교계에도 대운하 반대운동을 앞서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전제한 후 “이 세상의 일이 일단 한번 해놓으면 영원히 되돌려놓지 못하는 법이니, 신중하게 해야 하고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게 좋은 것이고, 운하 문제도 마찬가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관 스님은 또 “수십 년 전에 개천을 복개하는 것이 다 좋다고 여기저기 복개공사가 유행처럼 일어났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수질 오염 등 환경 문제 등을 일으킨다고 해서 걷어내는 공사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본래 물가는 길과 바람 가는 길이 다 있는 것이니, 그때그때 편리하다고 이런 것 저런 것을 고치면 안 되며, 무엇이든지 멀리 보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둬야 하는 것이지만, 세상 사람들 중에는 꼭 부추기는 자가 있게 마련”이라고 지적한 지관 스님은 “대개가 그런 사람들은 이득을 노리는 자들인데, 그런 사람들에 이끌려 다니지 말고 위정자는 국민적 여론을 수렴해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관 스님의 이 같은 대운하 반대 발언은 KNCC 권오성 총무가 ‘KNCC는 대운하를 반대하는 입장’이며, ‘반대의 교리적 근거로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사람들의 육신으로 뜯어고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소개한 후 ‘불교계의 대운하에 대한 입장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변 형식으로 나온 것이다.
지관 스님의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일부언론의 ‘청와대 대운하 무기보류’ 보도와 관련하여, 24일 아침 대운하 추진 여부는 아직 최종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해명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이 오늘 개최될 예정인 국정보고회에서 대운하가 빠졌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운하 사업의 무기한 보류 등을 보도했지만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