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확)
오늘은 악업을 짓고 내일은 선업을 지었다.
그럴 때 앞에 행한 악업의 영향으로
그 사람이 계속하여 괴로움을 받게 되는가
아니면 후에 행한 선업의 영향으로
편안히 지낼 수 있는가?
어리석음이 없어지고 지혜가 생기면 어떤 곳에 마음이 머물게 되는가?
봐파경에서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어떤 비구는 악업을 행해서 번뇌와 번열과 걱정과 슬픔을 낸다.
그러나 그가 다음 날에 새로이 악업을 짓지 않고 묵은 업을 버린다.
그리고 현세에서 문득 열반을 얻는다.
그리하여 번뇌 없이 머무른다.
몸으로 악업을 행하고 입으로 악업을 행하며,
뜻으로 악업을 행하면,
무명(無明)의 행으로 인한 번뇌와 번열과 걱정과 슬픔이 있다.
그러나 다음 날에는 무명의 행을 멸하여,
다시는 새 업을 짓지 않고 묵은 업을 버려 현세에 문득 ‘열반을’ 얻는다.
마치 나무로 인해 그림자가 있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이 예리한 도끼를 가지고 와서
그 나무뿌리를 끊어 조각조각 자르고 베고 끊고 부수어
열 조각으로 만들고, 혹은 백 조각으로 만든 다음
불에 태워 재로 만들어 큰 바람에 날리고
물속에 넣는다.
그림자는 나무로 인해 있기 때문에,
나무가 없어지면 그림자는 없어진다.
인(因)이 멸하였으므로 다시는 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고오타마시여.”
봐파여, 비구는 이와 같이 바른 마음으로 해탈하여
문득 여섯 선주처[六善住處]를 얻는다.
어떤 것이 여섯인가.
눈으로 색을 보고 기뻐하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구하지도 않고
함이 없으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이루어진다.
이것을 첫째 선주처를 얻은 것이라 한다.
이와 같이 귀․코․혀․몸도 또한 그러하다.
의지로 법을 알아
기뻐하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구하지도 않고 함이 없으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이룬 것이다.
〈중아함 12경 봐파경(봐破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