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 소설가의 소설집 『달루에 걸린 직지』가 도서출판 ‘詩와 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많은 자료와 현장답사를 통해 잃어버린 문화재의 고유성을 재발견하고, 현재 삶의 모습을 과거 유전적 산물의 조합이라는 생각으로 휴머니즘을 근거로 해 한 편의 중편과 네 편의 단편 작품을 완성했다.
이경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의 다채로운 모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여정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풍각쟁이 김가가 이제 쑥 치고 들어오는구먼. 알았다잉. 너도 내 자식이나 매한가지여. 삼지내 유전자를 타고 났응께. 암만 내 자식이고말고.”
연초록 무명천이 나비처럼 나부낀다. ‘가마솥이 그리운 집’ 이름표가 바람에 달그락거린다. 열린 대문 사이로 야옹이 들어와 댓돌 위에 앉는다. 드디어 제집 찾아 들어온 것이다. 나 또한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천연 염색 물질, 집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알리는 첫 신호가 분명하다.
―「유전자 가위」 중에서
이번에 출간된 소설집 『달루에 걸린 직지』은 주인공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어 갈등의 이유와 삶의 본질을 되짚어보는 형식으로, 특히 힘든 과정이나 여정을 그려내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그곳에서 자칫 잊거나 잃기 쉬운 전통문화를 끄집어내고, 그 가치를 들어 올려 현대적 감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
단청 문양은 건축물의 부위에 따라 의미 있는 문양을 쓴다. 단청장의 기술에 따라 단청 문양이 다양하다. 아저씨는 한가운데 특징적인 그림 별지화를 그려 넣었다. 그 별지화는 식물의 덩굴이 얽히고설킨 당초 문양, 연꽃 문양, 복숭아 문양, 용 문양 그리고 부처상까지 있었다. 궁궐 단청은 주로 용과 봉황을 쌍으로 그렸다. 문양은 총 2백여 가지가 넘었다.
―「달루에 걸린 직지」 중에서
「달루에 걸린 직지」는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과 관련된 일화를 바탕으로 쓴 중편소설이다. 단청 문양에 “식물의 덩굴이 얽히고설킨 당초 문양, 연꽃 문양, 복숭아 문양, 용 문양 그리고 부처상까지 있”는 것처럼 얽히고설킨 사람의 관계, 생로병사 등 불설(佛說)에 근거를 둔 이야기가 흥미롭다. 사람이 마음을 곧게 가졌을 때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직지심체(直「指心體)’라는 뜻이 인간 본연의 흰 바탕이 되어 단청 문양이 번지듯 고요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경 작가의 소설이 허구적인 소설이기 전에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하고 있어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달루에 걸린 직지』에는 「달루에 걸린 직지」, 「이별 보고서」, 「씨앗 지키기」, 「개명 사유서」, 「추동의 푸른 달」, 「유전자 가위」 순으로 수록되어 있다.
도서명 달루에 걸린 직지
지은이 이경 / 펴낸곳 시와에세이
신국판변형(140×200) / 전체페이지_232쪽

저자 : 이경
이경 소설가는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1997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오라의 땅」이 되면서 전문적인 문학 수업을 받았다. 그 결과 2002년 동서문학상 단편소설 대상 「청수동이의 꿈」을 받고부터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좀 더 문학을 이해하고 전념하기 위해 대전대학교 대학원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여 2006년, 「윤후명 소설에 나타난 모티브 연구」로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2012년 제4회 김호연재 여성백일장 대상 여성가족부장관상(수필부문) 수상함으로써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문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2022년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 수상「달루에 걸린 직지」해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가 발표한 저서는 장편소설 「는개」(2003), 단편소설집 「도깨비바늘」(2007), 장편소설 「탈의 꽃」( 2016)이 있으며, 또한 2016년 소설 창작집 「아름다운 독」, 2020년 에세이집 「아난다가 보내온 꽃씨」를 출간했다. 특히, 「아름다운 독」은 이한배 사진작가의 작품을 이 소설집에 적절히 편집해 콜라보레이션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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