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열리는 장을 난장이라고 한다.

우리말 난장판의 유래이다.

나라에는 동대사東大寺가 있고 교토에는 동사東寺가 있다.

나라의 평성경 동서로 동대사 서대사를 두었듯이 교토에는 헤이안궁 동서로 동사와 서사를 두었던 것이다. 동대사는 화엄종의 총본산이고 동사는 진언종의 총본산이다.

동사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일요일날 골동 시장이 열린다. 인사동 상가 주인들도 동사 골동 시장에 와서 물건을 해간다고 한다. 몇 해 전 춘분다회로 오사카를 왔을 때 이른 아침 사천왕사를 참배하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난장이 열리고 있었다.

동사의 난장은 일본에서 두 번째 보는 장터 풍경이다. 동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며 천년고찰이다. 교토 도심 중심가에 얼마나 큰 가람을 불심으로 지켜 왔는지를 볼 수 있다. 일본 문화를 탐방하면 불교국가였던 신라, 고려시대의 우리 역사와 불교문화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백제의 수도 부여나 신라의 서울 서라벌의 모습을 사사성장 탑탑안행으로 표현하였다.

도심 속의 가람은 하늘의 별처럼 많고, 솟아오른 탑은 하늘의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습이라고 하였다. 절반이란 말도 집과 절이 반이라는 뜻이다. 숫자로는 집이 많지만 신사와 사찰이 차지한 면적으로 보면 교토의 절반은 절이 된다. 교토와 경주의 도시설계는 당나라 수도 장안을 모델로 한 것이다. 교토 3조 7조 9조등의 지명도 9조가사에서 따온 것이다. 사람들이 자비심으로 서로 화합하고 좋은 인연을 맺고 복을 짓는 대복전大福田이 되기를 염원했던 것이다.

동사 골동 시장에서 솔과 학이 조각된 구리거울, 오래된 동경을 한 점 구입하였다. 동사 골동 시장은 외국인들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길목에는 자선 탁발하는 스님도 있고, 호마당에서는 호마목을 불태우고 있다. 호마의식은 액운을 소멸시키고 복과 지혜를 자라게 하는 밀교 의식이다.

 (사진= 석현장 스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