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불교환경연대)
불교계 시민사회단체와 사찰 등 60여 개 단체들로 구성된 불교기후행동(상임대표 일문 스님)은 지구의날 53주년을 맞아 불기2567(2023)년 4월 22일(토) 오후 1시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2023 환경을 생각하는 부처님오신날 선포식”을 개최하고 5월 27일 부처님오신날까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날 참가자들은 스스로 만든 ‘지구등’을 들고 조계사 일주문을 나서 템플스테이 체험관 - 안국동 사거리 - 인사동 수도약국, 낙원떡집을 돌아 조계사 앞마당에 집결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부처님오신날 선포식”을 진행했다.
일문 스님은 개회사에서 “지금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기후재앙과 대멸종을 막을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과 편리를 탐하느라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라며 “기후위기가 인간과 자연을 분리된 존재로 보는 이원론적 세계관과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성장주의 경제체제에 기인함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부처님의 연기사상과 소욕지족의 생활양식으로 소비를 줄이고 나누며 일상에서 나부터 실천하여 사회로 나아가는 불교기후행동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조계종 사회부장 범종 스님 대독)은 치사에서 ”이원론에 기반한 산업 성장사회는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주었지만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산업화 이후 인간의 과도한 생산과 소비로 인해 자연의 순환과 스스로의 치유력을 넘어서 지구 생명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불이(不二)의 연기관으로 서로 의존하고, 서로 도우며, 나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스스로 소욕지족(少欲知足)함에 있다는 부처님 가르침으로 소비주의의 중독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사는 공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꾸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은 발원문에서 “기후붕괴와 생물 대멸종이 닥쳐오는 데도 눈앞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것이, <법화경>에서 불타는 집에서 놀이에 빠져나오지 않는 아이들과 같다. 누구를 탓하고 손가락질하기 이전에 저부터 참회한다”며 “자연에는 본래 쓰레기가 없는 것처럼 순환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하고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지구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 정당하게 존중받으며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리고 그들을 대변하는 환경보살이 되겠다”고 기원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 일동은 △존중하며 모시는 삶 △서로 살리는 삶 △단순 소박한 삶 △적당히 불편한 삶 △수행하며 나누는 삶을 사겠다는 <환경 오계>를 성실히 지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부처님오신날까지 △일회용 대신 텀블러, 손수건, 다회용기를 가지고 다니고,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하며, △소비를 줄이고 나누는 보시바라밀을 실천하고, △자가용보다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 그리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을 지지하고 환경을 살리는데 적극 참여하고 후원하겠다는 실천 강령 5개 항을 실천하며 일상의 토태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불교기후행동은 지구등을 연등축제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시 지구등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구등 만들기 프로그램은 4월 27일 오전 11시, 조계사 앞마당에서 진행되며 5월 1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불교환경연대 그린담마홀에서 동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