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에 대한 전문지식과 신심을 바탕으로 정진하는 젊은 작가 신예지 작가. 그가 불기2567(2023)년 4월 15일(토)부터 5월 28일(일)까지(개막식 4월 15일 오후 3시) 대한불교조계종 흥천사 전법회관 2층 북카페 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 “다다를” 전을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대한불교조계종 흥천사(주지 각밀 스님)에서 젊은 불교미술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첫 번째 작가로 신예지 작가가 선정되었다.

동국대학교 불교미술전공 석박사 통합과정(지도교수 이수예)에 재학 중인 작가는 불화가 지닌 예술적 가치와 종교적 역할을 이해하고, 이를 본인의 작품에 담아내고자 심도 있는 탐구를 선행하고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통 도상을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채색에 변주를 주고 섬세한 문양을 가미하여 새로운 미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반야를 찾아>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흥천사의 삼신불 괘불도 하단부를 모본으로 하여 문수동자와 보현동자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화면 전반을 저채도로 하여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함과 동시에 화려한 금문양과 금선을 더해 주목도를 높인 작품이다. 원본의 형태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변용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깊은 성찰을 느낄 수 있다.

신예지 作, 반야를 찾아, 50x62cm

<상수제자1, 2>는 수덕사 노사나불 괘불도 상단부의 십대제자를 두 화폭에 대칭으로 나누어 담은 작품이다. 수많은 존상들 가운데 제자를 주목한데서 불교미술을 대하는 작가의 진정성과 수행의지가 읽혀진다. 원본의 오색찬란한 빛과 달리, 담백한 채색과 운문으로 배경을 처리하여 십대제자를 명료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제자들의 생동감 있는 표정, 자유로운 자세가 조화를 이루어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 하겠다. 

앞선 주요 작품들 외에도, 번뇌를 떨치고 구제받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보리심>, <처염상정處染常淨>, <수월관음도>, <갈애渴愛> 등의 작품도 선보인다. 시선을 사로잡는 꽃 장식과 영락 장식 등의 화려한 표현뿐만 아니라, 누구나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불심을 고무하고자 하는 작가의 은근한 메시지가 불자들에게 닿기를 기원하며,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작가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불교미술의 산실인 흥천사의 이러한 불교미술 작가 발굴·지원사업은 서울·경기지역에서 유일하게 불화소가 있는 왕실 원찰로 본연의 역할을 다함은 물론, 불교미술 신인 작가들이 첫발을 내디딜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선정할 계획으로, 불교미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