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고려 불상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전적 '수능엄경의해 권9~15'과 조선 중종대 계회 그림 '독서당계회도', '이항복 해서 천자문' 등 총 4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

고려 후기 14세기에 제작된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통견을 입었으며 대좌 위에 책상다리하고 앉아 있는 결가부좌를 하고 있다.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내려 각각 검지와 중지를 맞댄 설법인의 수인을 하고 있다.

이 보살좌상은 갸름한 얼굴에 복스러운 얼굴 표정, 보계와 귀걸이, 고개를 앞으로 내민 구부정한 자세 등의 표현에서 고려 후기 전통양식으로 이해되는 여러 보살상과 유사성을 보인다.

문화재청은 "다소 좁고 왜소한 어깨, 긴 허리, 높은 무릎 등의 표현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변화하는 전통양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라며 "양식의 보살좌상이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진 데 반해 이 불상은 금동으로 제작됐다는 점, 복장에서 발견된 중수발원문에 보이는 기록을 통해 그 내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는 점 등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했다.

수능엄경의해 권9~15.

'수능엄경의해 권9~15'는 인도 승려 반라밀제가 중국 당나라로 전래해 한역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10권을 중국 남송의 함휘가 30권으로 엮은 주해서 중 권9~15에 해당하는 경전이다.

해당 경전의 간행시기, 간행처, 간행자 등을 적은 각 권말의 간기로 1462년 간경도감에서 경판을 만들어 간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해당 경판은 현재 전하지 않고 있고 이 경판으로 인출한 인경본도 많지 않다.

문화재청은 "수능엄경의해 권9~15는 전 30권 판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비교적 많은 양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일한 권수로 희귀성이 있는 귀중한 학술적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인쇄 상태도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고 전했다.

독서당계회도 가운데 그림 부분

‘독서당계회도’는 조선 중종대인 1516~1530년 독서당에서 사가독서를 했던 현직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하여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에서 환수했다.

‘이항복 해서 천자문’은 1607년(선조 40) 이항복(1556~1618)이 손자 이시중(1602∼1657)의 교육을 위해 직접 써서 내려준 천자문이다. 이 천자문은 총 126면의 분량으로, 본문 125면과 발문 1면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