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사 고판화박물관 20주년 기념  

일본에서 열린 ‘14차 고판화 해외 학술답사’

동아시아 인쇄문화 교류를 통해 고판화 연구성과를 넓히고 있는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이 개관 20주년 기념으로 일본 정토만다라 국제학술답사를 통해 한국 전통판화의 전승과 발전을 위한 행보를 진행하고 있다.

▲ 일본 교토 역사자료관에서 목판조사를 하고 있는 한국고판화확회 학자들. 

고판화박물관은 지난 3월 7부터 3월 11일까지 정토만다라인 ‘관경만다라 판목’ 의 유명한 소장처인 나라 원흥사문화재연구소, 나라 아미타사, 교토의 역사자료관, 나라 당마사 서남원, 중지방 등에서 연구 조사 행사를 진행했으며, 한국고판화학회회장 한선학 관장, 심영신 숭실대교수, 동양미술사학회 부회장 이승희박사, 국가 무형문화재 각자장 이수자 정찬민선생, 일본 도시사대학 조교 박주연박사의 참여로 이루어 졌다..

이번 해외 학술답사는 특히 코로나로 인해 3년간 중단되었던 해외학술답사를 재개하는 첫 번째 답사이며, 2023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한국고판화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14차 해외 고판화학술답사’로 이루어졌다. 이번 답사는 지난 해 12월에 이루어진 사전 답사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리치메칸대학 아트리서치센타의 가네코교수와 일본의 최고 목판 학자인 나라대학 명예교수인 나가이선생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답사는 현존하는 정토만다라 판목 중에서, 가장 완벽한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의 관경만다라 판목과 일본의 현존하는 유명 ‘관경만다라(일본에서는 ‘당마만다라’로 칭해진다)’와 지광만다라 판목 조사를 통한 비교 연구가 중심이 되었다. 이번 판목 조사 중에는 관경만다라 판목 중에 그 정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일본 교토 서옹원에서 1697년에 제작된 현존하는 최대 크기(가로206.8×세로196.4×두께4.0㎝)의 관경만다라 판목을 조사할 수 있게 교토의 서옹원의 허가와 서옹원 판목을 기탁하고 있는 교토역사자료관의 협조로 2시간여의 판목 조사를 통해, 판목의 실체를 확실히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되었다. 서옹원 판목 조사를 통해 2미터의 거대 판목으로 인출된 판화는 집안에서 예배용으로 모시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고판화박물관의 소장한 1미터 크기의 1845년 도쿄 죠조지 관경만다라가 만들어 졌음을 알 수 있었으며, 현존하는 관경만다라 판목으로는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것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당마사의 사내 암자인 서남원과 중지방의 관경만다라 판목이 생활 속에서 불자들이 집안에 모시고 예배할 수 있도록 크기가 작아지는 과정과 많은 인출판화의 보급으로 판목의 상태가 많이 훼손된 점도 조사할 수 있었다. 나라 원흥사에서 제작된 또 다른 정토 판목인 지광만다라 판목 조사를 통해 원 소장처인 원흥사가 소유하지 못하고 아미타사가 소장하게 된 연유도 명치유신으로 인해 일본 불교가 탄압 받았던 아픈 상처로 불교 유물들이 소장처가 바뀌는 유례도 알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세계 판화사의 중요한 유물인 송시대 여의륜관음 판화도 조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 원흥사 소장 송시대 여의륜관음보살 판화 조사하고 있는 한선학관장  

▲ 당마사의 서남원 관경만다라 판목을 조사하고 있는 한선학관장  

한국고판화학회 회장이기도 한 한선학 관장은 이번 일본에서 열린 14차 고판화 해외 학술답사를 통해 "불교문화의 전파를 위해 중국에서 시작된 고판화가 한국과 일본에서 화려하게 꽃 피우며, 한국,중국,일본에 남아 있는 현존하는 고판화 유물의 연구조사를 통해 이를 동양문화의 시대를 여는 미래의 중요한 도구로써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