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4. 1 육식(六識)

4.1.1.청정걸식주경(淸淨乞食住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사리풋타 존자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밧티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치고 정사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자리 깔개를 가지고 숲속에 들어가 낮 동안 좌선하였다.

사리풋타는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사리풋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세존이시여, 숲속에서 낮 동안 좌선하고 왔습니다.

저는 지금 숲속에서 공삼매선(空三昧禪)에 들어 머물렀습니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사리풋타여, 그대는 상좌선(上座禪)에 들어 머무르면서 좌선하였구나. 만일 비구로서 상좌선에 들고자 하는 사람은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성으로 들어갈 때나 걸식할 때나 성에서 나올 때나, ‘나는 지금 눈으로 색을 볼 때, 욕심을 일으키고 사랑하며 그 사랑하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가?’라고 이와 같이 생각하여라.

사리풋타여, 만일 비구가 이렇게 관찰하며, 눈으로 색을 식별할 때 사랑하는 생각에 물들어 집착함이 있으면 그 비구는 악하고 선하지 않음을 끊기 위하여 부지런히 방편을 잘 써서 생각을 잡아매는 공부를 하여야 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머리나 옷이 불에 탈 때 최선의 방편을 써서 그것을 끄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과 같다. 그 비구도 그와 같아서, 부지런히 노력하여 생각을 잡아매는 공부를 하여야 한다.

만일 비구가 이렇게 관찰하며, 길이나 마을에서 걸식할 때나 마음에서 나올 때나 그 중간에, 눈으로 색을 식별할 때 사랑하는 생각에 물들어 집착함이 없으면, 그 비구는 기쁘고 즐거운 선근(善根)으로 밤낮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생각을 잡아매는 공부를 하여야 한다. 비구여, 이것을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거나 청정한 걸식이라 하며, 이 경의 이름을 ‘청정걸식주((淸淨乞食住)’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리풋타 존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