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 장명확
3.1.16 빈두성경(頻頭城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코살라국에 계시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실 때, 나가라빈다성 북쪽에 있는 싱사파 숲에 오셨다.
바라문 장자들은 부처님께서 싱사파 숲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나가라빈다의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대들에게, ‘어떤 종류의 사문이나 바라문을 공경하거나 존중하지 말아야 하며, 예로써 섬기지도 공양하지도 말아야 하는가’ 라고 묻거든, 그대들은 이와 같이 대답하여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눈으로 색을 볼 때, 탐냄을 떠나지 못하고 욕심을 떠나지 못하며 애착을 떠나지 못하고 갈구함을 떠나지 못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떠나지 못하여, 안으로 마음이 고요하지 않고 행하는 것이 법답지 못하고 거칠고 까다롭게 행동하며, 귀, 코 · 혀 · 몸 · 의지에 대해서도 그와 같다면, 이러한 종류의 비구를 공경하거나 존중하지 말아야 하며, 예로써 섬기거나 공양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대들에게, ‘어떤 종류의 사문이나 바라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예로써 섬기고 공양해야 하는가’ 라고 묻거든, 그대들은 이와 같이 대답하여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눈으로 색을 보아도 탐냄 · 욕심 · 애착 · 갈구함 · 생각을 떠나서, 안으로 마음이 고요하고, 법답지 않은 행을 하지 않으며, 평등한 행을 하고 거칠고 까다로운 행을 하지 않는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도 그러하며 그러한 사문이나 바라문을 마땅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예로써 섬기고 공양해야 할 것이다.’
이때 모든 사문과 바라문 장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놀랍습니다. 세존이시여, 스스로 찬탄하지도 않고 남을 비방하지도 않으시면서 바르게 그 이치를 설명하셨습니다. 모든 입처(入處)에 대해서 더러움과 깨끗함을 분별하여 연기(緣起)를 자세히 말씀하시는 것은 여래 · 응공 · 등정각의 말씀답습니다.
그때 나가라빈다의 바라문 장자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