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체투지 순례단 45일째(10/18) 소식을 전달합니다.)

<안내>

오체투지 순례단 소식 및 풍경은 http://cafe.daum.net/dhcpxnwl 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10월 26일(일) 1차년도 순례 마무리(오후 3시. 공주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

** 일정이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착오없으시길 부탁드립니다.

<45일차(10.18) 소식>

- ‘농사꾼이 속상하지 않게 기도 해 달라’는 한 농부의 눈물 -

‘희망’보다 더 좋은 말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합니다. 희망을 만들었고, 희망을 잉태하고 있는 것은 국민입니다. 희망을 만들고자 하였던 국민께 존경의 마음을 담은 기도 순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희망을 나누며>

오늘(10.18) 논산시 은진면 1번 국도에 이름 없는 자벌레를 자청하는 시민들이 도로에 몸을 뉘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순례단의 출발장소에 사람들이 집결하고, 이제는 서로 자연스럽게 대지를 품에 안으려는 듯, 자신의 몸을 낮추고 간절한 염원으로 기도를 합니다.

짧은 거리. 걸어서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 그 거리를 온 몸을 낮추어서 기도를 하고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혹자는 ‘너무 쉽다’고, 혹자는 ‘새로운 느낌’이라고.. 서로 다른 느낌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순례는 처음부터 순례자가 만들어간다 합니다. 순례 이후 무엇을 바라며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보다, 과정 하나 하나에 충실히 자신의 모든 것을 집중하고, 철저히 혼자가 되어 자신과 공동체를 돌아보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오늘 그렇게 하루 종일 자벌레의 대열이 된 시민들은 오체투지를 “한 없이 낮추는 것.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사람을 위해 꼭 필요한 일. 모든 사람들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것. 가장 낮추는 것. 같이 사는 세상. 나를 내려 놓는 것. 세상의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발걸음. 우리 서민들의 웃음을 찾아주는 일. 다름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일. 세상에 바라는 염원.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의 하나. 버림. 낮춤. 하나가 되는 과정. 감동.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순례단이 함께 나누고자 하였던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은 “정도. 본래의 마음을 찾는 것. 사랑하고 희생하고 배려하면서 우리가 꼭 가야하는 길. 자신을 버리는 길. 희망을 찾는 길. 평화를 이루는 길. 모든 것은 나로부터. 겸손, 이해, 사랑. 기쁨을 주는 것. 부족할 지언 정 넘치지 않게 사는 지혜로움. 비우는 삶. 개개인의 마음이 모여 세상을 움직이는 것. 희망의 길.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절망을 딪고 희망의 마음을 나누기 위한 순례에 참여한 사람들은 너나 없이 금새 이웃이 됩니다. 그렇게 희망을 찾고 나누기 위한 순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늙은 농부의 눈물>

한 초로의 늙은 농부가 눈물을 보였습니다. ‘순례단을 2일전부터 일하면서 계속 보았다’며, ‘너무 미안하여 이제야 찾아오게 되었다’고,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되었냐’며 길가에 앉아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례자도 마음이 아프기만 할 뿐입니다.

논산시 은진면의 유재원 선생님. 이분은 천상 농부이십니다. “신부님, 스님 고생 안 하시게 해야 할 텐데.. 저는 여기사는 농사꾼”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유 선생님은 순례단이 첫 휴식을 하는 시간에 방문하였습니다.

유 선생님은 “어린 학생들까지 고행하는 것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정부에서는 성직자와 어린이들이 고생하는데 제대로 일하지도 않고, 저렇게 저분들(순례자)이 저 일을 같이 해야 하니 참 문제”라며 가슴 아파 했습니다. “올해는 이쪽 지방이 날씨가 좋아 농사를 잘 했다. 저희는 일한 만큼만 생각하지 그 이상은 생각지 않는다. 욕심 없이 사는 게 농민의 일상이다. 하지만 이제는 논 1마지기 짓는데 11만원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물가가 올라 살기 어려워서 그런지 농심도 변화는 것 같다. 시골 사람들끼리 교류만 하면 문제가 없는데 도심 장사꾼들과 교류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합니다.

수경스님이 “농심이 천심이고, 천심이 농심이다. 그런데 요즘 농심이 변한 것 같다”고 하자, “농심도 변했다. 사람이 짓는 농사가 없다. 전부 기계로 농사를 진다.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지가 되지 않는다”며 농촌 실상을 토로합니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가슴 아픕니다. 사회 지도층이라는 염치없는 인간들이 농민들에게 지급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조차도 갈취하는 시대. 오죽했으면 자신의 자식같은 벼를 갈아엎어야 하는 농민들에게 ‘불순 세력의 사주 혹은 배후세력 색출’ 운운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라는 주장하는 시대. 모두가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농촌 공동체가 붕괴되고 농업을 중요성을 무시한 공업이 아닌가 합니다.

‘기도도 건강하게 해야 한다’며, 점심시간 순례단을 위해 자신이 올해 수확한 햅쌀을 가져오신 유재원 선생님. ‘농사꾼이 속상하지 않게 기도 해 달라’ 하시며 길을 떠났습니다. 순례단은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하는, 상처받은 이 땅의 농민의 마음을 위로하며 기도합니다.

<무더위 속에 진행된 45일차 순례>

45일차의 순례는 또 다시 막바지 가을 무더위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아침 출발시간 방축교 전방 버스 정류장에는 평화동 성당의 신자들과 부여 비로사의 스님들, 서울, 이천, 화성 등지에서 오신 하루 참여자들과 함께 출발하였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유달리 차량 통행이 많았고, 무덥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루 순례가 끝나던 시간에는 모두 더위에 지치고, 마지막 구간을 남겨두고는 마무리를 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문의하는 참가자도 많앗고, 가지고 온 식수가 떨어져 물 공급을 요청하는 순례자도 많았습니다. 다음주부터 기온이 떨어진다 하는데, 아직 한 낮 도로 위 기온은 철지난 여름 날씨를 자랑하는 것 같습니다.

오전 순례 중간 무렵에는 서울에서 순례에 참여하기 위해 ‘참여불교재가연대’ 회원들이 버스를 이용하여 도착하였습니다. 덕분에 순례 대열은 아침 출발에 비해 몇 배로 불어났으며, 징을 사용하는 지관스님은 더욱 바빠졌습니다.

모임을 이끌고 함께 참여하신 김동건(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님은 “이번 순례의 방향이 재가연대와 다르지 않다. 동참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부끄럽고 다만 일참이라도 하고 싶어 왔다”고 하십니다. 또 “참여한 우리도 단지 보고, 듣고, 체험한 것으로도 충분한 메시지가 전달된 것 같다”고 하시고 “이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순례단에서 지향하시는 사람, 생명, 평화의 길처럼 에코(생태), 휴먼(사람), 웰빙(평화)의 길로 가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하셨습니다. 재가연대 회원들은 오전과 오후 일정 구간을 함게 참여하였습니다.

이후 점심 식사를 폐쇄된 간이 휴게소에서 진행한 순례단. 잠시 지역의 환경단체의 회원들과 어린이들의 환영인사도 있었습니다. 오후 들어 엄청 늘어난 참가자들과 함께 순례를 지속하였습니다. 오후에는 실상사의 스님들과 신도들이 함께 순례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가 마무리되던 시간. 그 많은 사람들이 느리게 느리게, 하지만 매우 바쁜 과정의 오체투지 순례를 하면서 무더위에 땀을 흘리던 시간. 한순간 잠시 웃음을 짓게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논산고등학교 인근 1번 국도를 지나고 있던 순례단의 앞쪽에 도로 및 교통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전광판이 나타났는데, 그 전광판에 “오체투지국토순례단. 2차로 통제”라는 문구가 나타났습니다. 그 상황판을 보던 참여자들이 ‘이제 국토순례단으로 불러야 하겠다’며 서로 웃음을 짓습니다.

순례단은 45일차 순례를 1번 국도 논산고교 인근 버스정류장 공터에서 마무리하였습니다. 이제 2일간의 휴식을 취하고, 10월 21일(화)부터 다시 순례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1차년도 기도 순례는 2008년 10월 26일(일) 중간 회향할 예정입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부여 비로사의 홍교 스님은 아침부터 연락을 취하시더니 순례단보다 먼저 아침 출발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오체투지로 순례를 진행한 홍교 스님은 “이쪽에 오시면 참여해서 힘을 보태고 싶었다. 또 나를 낮추는 수행의 소중함을 오체투지에서 느끼고 싶어 왔다”고 합니다. “직접 해보니 마음이 더 고요해 지는 것 같다. 선방에서는 좌선 후, 산길을 걸으면서 포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은 시끄러운 도로상에서의 행선이라서 그런지 더 집중의지가 생기고 공부도 잘 되는 것 같다”고 하시고 “기도 순례이기는 하지만 그 마음의 감응이 참여하는 사람, 국가, 나아가 세상에 전달되리라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불공을 드릴 때 나라의 평화를 위해 국태민안 기도를 드리고 있지만, 이 보다도 먼저 자신을 성찰하고 낮추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괴로움을 벗어나야 한다”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경기 화성에서 오신 김진효 님은 순례단의 지리산 출발에도 참석하였는데, 얼마전 다리 발목 인대가 파열 되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휄체어를 타고 참여하셨는데, “우리사회는 현재 제가 다친 것처럼 불구인 사회가 되어 있다. 남북분단, 양극화, 정체성 등을 잃어버린 사회가 되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김진효 님은 “이사회는 나의 것이 아닌 우리 것이다. 우리의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고 부탁의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송년홍(정의구현사제단) / 대현 스님, 호정 스님, 홍교 스님 진여성 외 8명(비로사) / 전숙(서울) / 김민화(부산) / 진병선(대전) / 김선우 6명(평화동) / 신혜성 외 1명(서울) / 황윤미 외 2명(평통사) / 김동건 외 35명(참여불교재가연대) / 김진효(경기화성 농협) / 권선학 외 20명(논산늘푸른나무) / 문정현 신부 외 1명(평화바람) / 남기윤 외 24명(평화동 성당) / 법인 스님 외 42명(지리산 실상사) / 김선임, 보현심(서울) / 길원득(청주) 등이 함께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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