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사가 보타사 마애불 인접 지역에서 기숙사 신축 공사를 진행하는 고려대 측에 문화재 훼손 방지책 등을 마련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고려대와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이 공사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개운사와 보타사, 조계종 총무원, 승가원 관계자들은 ‘대한불교조계종 개운사 문화재보호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결성하고 문화재 및 수행환경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로 결의했다.

대책위 측의 움직임에 다급해진 고려대와 현대산업개발은 10월 1일부터 실무대표자회의에 임해 4일간으로 정해진 쌍방합의조정기간이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회의기간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대책위는 “공사를 무조건 정지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 및 사찰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는데 협상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 측은 고려대 측에 공사를 하려 한다면 보타사 마애불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두며 건물높이로 인한 전경, 풍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축소건축을 할 것,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는 공법을 선택하고 마애불에 대한 제반 안전조치 및 지속적인 진동계측, 개운사, 보타사에 대한 소음, 진동 방지책을 제대로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고려대와 현대산업개발 측은 축소건축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거부를, 사전 진동예측 및 지속적인 진동계측에 대해서는 개운사 비대위가 요구한 수준이 아닌 가장 초보적인 단계로 진행하자는 입장을 개진해 실무대표자회의가 파행으로 끝났다. 실무대표회의가 파행으로 끝나자 이들은 진동계측을 이유로 공사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고려대와 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계속 진행한다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밝히고 있어 사태를 낙관하기 힘든 상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타사 주지 지연스님은 공사강행을 막지 못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불교계에 보타사와 마애불이 훼손을 막아줄 것을, 고려대와 현대산업개발에 즉각 공사를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