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신 하누만 이야기
동물원에서는 원숭이라고 하지만 띠이름에는 잔나비띠라고 한다.
17세기 이전까지 우리나라에는 원숭이라는 말이 없었다. 한자어인 원성이가 원숭이로 변했다고 한다. 원숭이의 본이름은 납이다. 재빠르다는 형용사 잰이 붙어 잰나비가 되고 음운변화를 격어 잔나비가 되었다. 잔나비띠는 재주가 많고 영리하지만 진득함이 부족하다고 한다.
태국에 가면 원숭이 사냥꾼이 있다. 그들은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바나나를 고목나무 구멍에 넣고 기다린다. 숲속에 있던 원숭이들이 나와서 구멍에 손을 넣고 바나나를 잡는다. 맨손으로는 들어가지만 주먹을 쥐면 빠지지 않는다. 그때 원숭이 사냥꾼이 나타나 원숭이를 한 마리씩 잡아간다. 안 잡히려고 으르렁거리지만 주먹을 더욱 꼭 쥐고 바나나를 놓지를 못한다.
선어에 심원의마라는 표현이 있다. 마음은 원숭이와 같고 생각은 달리는 말과 같다는 뜻이다. 우리가 힘들 때는 내 손에 무슨 바나나를 쥐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북인도에는 힌두교의 3대 명절인 두쎄라축제가 있다. 라마가 악마 라바나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기원전 5세기에 형성된 라마야나 이야기가 그 스토리이다.
라마의 연인 시타를 악마 라바나가 납치해 랑카섬으로 가버린다. 라마는 원숭이 대장 하누만의 도움을 받아 라바나를 죽이고 시타를 구출한다. 비시누신의 7번째 화신인 라마에 대한 하누만의 헌신은 신에 대한 인간의 헌신을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원숭이신 하누만은 바람의 신과 요정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뛰어난 지혜와 불굴의 충성을 지니고 있다. 몸을 키우고 줄이는 신통력으로 악마를 물리친다. 훗날 인도의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졌을 때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으로 변신한다. 그는 라마대신 현장법사를 모시고 81번의 고난을 겪으며 요괴들을 물리치고 불경을 가지고 장안으로 돌아온다. 중국의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원숭이 손오공도 그 원조는 라마야나에 나오는 원숭이신 하누만이다.
라마야나의 이야기는 태국왕조의 건국신화가 되고 태국 왕궁을 지키는 수호동물이 되었다. 라마야나 이야기는 캄보디아 앙코르 왓트의 아름다운 조각예술로 표현되었으며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전통무용 케착댄스 에서도 하누만의 용맹과 헌신을 기리고 있다.
원숭이띠의 수호본존은 대세지보살이며 닦아야 할 덕행은 용맹과 헌신이다.
한국에는 서울 양재동에 하누만이 있다. 힌두사원이 아니고 한우등심구이 전문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