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mm 특유의 초정밀 펜화로 한국 건축문화재 복원
개인전은 예정대로 20일 20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개막

펜화의 거장 김영택화백
국내외 건축문화재를 펜화로 기록하고 복원해온 김영택 화백이 13일 지병인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76세.
고인은 1945년 인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미대에서 공업디자인을 공부한 후 제일기획 등 광고기획사에서 산업디자이너로 일했다. 1977년 종합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운영했으며, 1993년 국제상표센터(ITC)가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에게 부여하는 ‘디자인 앰배서더’로 선정됐다.
김화백은 1994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펜화를 접한 뒤 나이 오십에 독학으로 펜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펜화는 펜촉을 사포로 갈아 0.05㎜, 0.03㎜ 굵기로 만든 뒤 도화지에 선을 50만∼80만 번 그어 완성하는 작업이다. 그는 전국을 답사하며 전통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훼손된 문화재는 역사적 고증 작업을 거쳐 옛 모습을 재현하는 작업에 몰두 했다.

해남 달마산 미황사
건축물 기록화가로서 그는 화재로 소실됐던 숭례문의 1910년대 전경을 비롯해 양산 통도사, 해인사 일주문, 광화문, 밀양 영남루, 경주 황룡사 9층 목탑 등을 되살려냈다.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일본 호류지 금당, 요르단 하드리아누스 개선문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 펜화로 남겼다. 저서로는 ‘펜화로 읽는 한국문화유산’, ‘펜화, 한국 건축의 혼을 담다‘ 등이 있다.
김화백이 타계 전 기획한 화업 30년 결산 개인전은 예정대로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종란 여사와 아들 김한열(사업), 김준범(회사원) 씨가 있다. 빈소는 인천 청기와장례식장, 발인은 15일(금) 오전 5시 30분이다. (032)583-4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