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을 겪고 있는 태고종이 ‘종단현안 타개를 위한 보우승가회 공청회’라는 이름의 수습을 위한 마당을 열어 치열한 토론 끝에 운산 총무원장 관련 비리의혹이 있는 사회복지법인 논산노인병원 등 제반 문제에 대해 공동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또 남양주 도법사 문제에 대해서는 운산 총무원장이 “결과적으로 교회에 사찰이 매각된 점에 대해 좀 더 세밀히 살피지 못했던 점을 후회하고 있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매매계약서상의 금액과 달리 실제 매매액이 3억원 가량 많은 것은,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종단에 대한 매수자측의 성금으로 전달된 것이 아니라, 부동산 매매에 있어 관행으로 적용되는 절세를 위한 조치로 비롯된 것임이 토론에 참석한 당시 매매 실무책임자 월해 총무원 부원장의 증언으로 밝혀졌다.

논산노인병원 문제 등 보우승가회가 제기한 현안에 대한 공동조사 합의는, 승가모임인 보우승가회(회장 도산 스님)의 운산 총무원장의 비리의혹 제기로 내홍을 겪고 있는 태고종이 4일 오후 2시부터 총무원장과 보우승가회 공동합의로 그동안의 의혹에 대해 공개 토론하는 자리에서 운산 총무원장이 제안했고 이를 도산 보우승가회 회장이 수용함으로써 이뤄졌다.

보우승가회는 이밖에도 울산 옥룡사 사안, 사회복지법인 화지동 토지매매 사안, 벽제 극락사 사안, 태고원 천중사 사안 등에 대해 질의를 벌였고, 운산 총무원장은 일부 종무행정상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지만 승가회의 주장대로 비리를 저지르거나 부도덕한 행위를 한 일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규탁 교수(연세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공청회는 그러나, 일부 질의자가 흥분하거나 사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발언하고, 사회자의 제지를 무시하는 등 시종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또한 방청객도 진지한 경청의 태도보다는 대부분 실소와 비웃는 반응을 수차례 거듭하는 등 수준이하의 태도를 보여 모처럼 이뤄진 공청회의 취지를 바라게 했다.

한편 이에 앞서 총무원장 운산 스님은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책임을 총무원장으로 절감한다며 종도들에게 면목이 없고 참회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운산 스님은 이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토론에 임하게 되었다며 우리는 밉든 곱든 같은 태고종도이며 함께 살아가야할 사람들인 만큼 오늘의 자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운산 스님은 또 모든 것이 사실에 입각해서 제기되어야 하고, 사실에 입각해서 답변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 자리를 통해 모든 의혹이 정리되기를 희망하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총무원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우승가회 회장 도산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늦은 감이 있으나 총무원장 스님이 이런 자리가 있도록 용단을 내린 것에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고인물은 썩고, 건전한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그동안 보우승가회는 건강한 종단을 위해 오해를 감수하면서도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해왔음을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도산 스님은 이어 보우승가회가 제기한 총무원장 관련 각종 의혹들은 이제 무마하고 넘어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른 만큼 오늘의 공청회를 통해 이런 문제들이 말끔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