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1. 7 도경(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국에서 유행하실 때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삼도처(三道處)가 있는데, 성을 달리하고 이름을 달리하며 종(宗)을 달리하고 설(說)을 달리한다. 이른바 지혜가 있다고 하는 자가 잘 받아 지녀 남을 위하여 설명하지만,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셋인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말한다.
1. ‘사람이 하는 것은 일체가 다 숙명(宿命)에 의해 지어진다.’
2. ‘사람이 하는 것은 일체가 다 존우(尊祐)에 의해 지어진다.’
3. ‘사람이 하는 것은 일체가 다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다.,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위와 같은 세 가지 견해를 가진다면, 여러분은 산목숨을 줄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일체는 다 숙명(宿命)이나 존우(尊祐) 또는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주지 않는 것을 취하고 사음하고 거짓말하며,....삿된 견해를 가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본다면 마음속에서 해야 할 일과 해야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하여 의욕도 없고 노력도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곧 스스로 알고 깨달은 법으로 항복시킬 수 있다.
이른바 육처법(六處法)과 육계법(六界法)이 있다.
육처법은 안처(眼處)와 이처(耳處) 비처(鼻處) 설처(舌處) 신처(身處) 의처(意處)이다. 이것을 육처법이라 하며,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은 것으로서 그대들에게 설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육계법으로서,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그대들에게 설하는 것인가.
지계(地界)와 수계(水界) 화계(火界) 풍계(風界) 공계(空界) 식계(識界)이다. 이것을 육계라 하며 스스로 알고 깨달아 그대들에게 설하는 것이다.
육계가 합함으로써 어머니 태안에 나고, 육계로 인하여 육처가 있으며, 육처로 인하여 부딪침이 있고, 부딪침으로 인하여 느낌이 있다.
비구들이여, 만일 느낌이 있으면 괴로움(苦)을 참답게 알고, 괴로움의 집기(習)을 알며, 괴로움의 멸함(滅)을 알고,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道)을 참답게 안다.
어떻게 괴로움을 참답게 아는가. 이른바 생 노 병 사의 괴로움과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괴로움, 사랑하는 것과 이별하는 괴로움,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다. 간략히 말하면, ‘다섯 가지 취한 근간을 유지하는 괴로움’이다. 이것을 괴로움을 참답게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떻게 괴로움의 집기를 참답게 아는가. 이른바 이 갈애(愛)는 장차 존재(有)로 이끄는 것이며, 즐거움과 욕망을 함께 갖추어서 갖가지 존재를 구한다. 이것을 괴로움의 집기를 참답게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떻게 괴로움의 멸함을 참답게 아는가. 이 갈애는 장차 올 존재로 이끄는 것이며 즐거움과 욕망을 함께 갖추어서 갖가지 존래를 구하는 것이니, 이것을 남김없이 끊고 육심이 없으며 멸하고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괴로움의 멸함을 참답게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떻게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을 참답게 아는가. 팔정도(八正道)로서 바른 견해와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 바른 정진 바른 기억 바른 선정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이다. 이것을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을 참답게 아는 것이라 한다.
만일 비구가 괴로움을 참답게 알고, 괴로움의 집기를 끊으며, 괴로움의 멸함을 증득하고,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을 닦으면, 이것이, ‘비구가 일체의 번뇌를 다하고 모든 맺힘이 풀려, 바른 지혜로써 괴로움의 끝을 얻는다’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