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 스님의 불교행복혼 93.
ⓒ 장명확
염라대왕이 물었다. 저승사자를 보았는가?
몸과 말과 뜻으로 악업을 지어 지옥에 떨어진 이에게
염라대왕이 물었다.
“당신은 첫 번째 저승사자가 눈앞에 나타난 것을 보지 못했는가?”
“사람들 가운데 나이가 여든, 아흔 혹은 백세가 되어
등이 굽었고 서까래처럼 구부러졌고, 막대기에 의존하여 비틀거리면서 걷고,
병들고 늙고 이빨이 빠지고 머리카락은 백발이 되고,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피부에 주름이 쭈글쭈글하고, 저승꽃으로 얼룩진 노쇠한 남자나 여자를 본 적이 있소?”
염라대왕에게 끌려간 자가 대답했다.
“염라대왕이여 보았습니다.”
“여보시오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소 ?”
“나도 늙는다. 늙음을 극복할 순 없다.
그러니 몸과 말과 마음으로 선행을 쌓으리라.”
죄인은
“염라대왕이여 그것을 못했습니다. 저는 게을렀습니다”
-앙구따라니카야 저승사자경-
염라대왕은 지옥에 끌려온 죄인에게
“너는 저승사자가 그대 앞에서 계속 어른거리면서
지옥의 괴로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행실을 바르게 하지 않았는가?” 하고 질책한다.
그리고 죄인은 나태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대답한다.
세상에는 항상 먼저 일어나는 징조가 있다.
비가 오리라는, 한파가 오리라는, 태풍이 오리라는, 경제적 문제가 생기려는,
질병이 창궐할 것이라는 모든 사건들에는 그에 앞서 일어나는 징조가 있다.
이러한 징조를 잘 파악하고 대비하면 큰 재앙을 피할 수 있고
이를 파악하지 못하면 괴로움을 겪게 된다.
삶에 있어서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가장 큰 파국이고 괴로움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큰 사건인 죽음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는다.
죽음의 징조를 보고도 무시해버린다.
다양한 세상의 일들도 징조를 보아 잘 대비해야 하리라.
그러나 가장 큰일인 죽음의 징조에 보고 부지런히 대비하는 것이
다음 생의 행복이라는 열매를 따게 해 주리라.
“그대는 나태함 때문에 몸과 말과 마음으로 선행을 쌓지 않았소.
그대의 나태함에 상응하는 벌을 받을 것이오.“
“악업은 그대의 어머니가 지은 것도 아니고
아버지, 형제, 자매, 친척, 신이 지은 것이 아니요
스스로 악업을 지었소.
그대가 이 과보를 받을 것이오.”
-앙구따라니카야 저승사자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