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 스님의 불교행복론 59
ⓒ 장명확
불전(佛典)에 한 마을을 태워버린 양의 이야기가 있다.
동네의 아이들에게 발길질을 당했던 양이
그 중 한 아이가 등불을 들고서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고 힘껏 들이받았다.
그러나 아이가 놀라 넘어지면서 떨어뜨린 등불로 양의 털에 불이 붙었다.
불이 붙은 양이 놀라 마을 이리저리를 뛰어다니는 바람에
마을의 곳곳에 불이 옮겨 붙어 온 마을이 불에 타버렸다.
이처럼 아이들의 장난 발길질이 원인이 되어
양이 원한을 품고 그 원한을 갚고자 하다가
양도 죽고 심지어 마을 전체가 불에 타버리게 된 것이다.
화를 낸다고 하는 것은 불씨와 같아서
조그만 불씨로도 커다란 마을도 다 태워 버릴 수도 있다.
이번 일본의 경제 보복을 보더라도,
한국만 경제적 손실과 타격을 입을 것이라 자신했던
일본의 경제보복은 우리나라의 [NO 재팬]운동을 촉발시켜
일본에도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시켰으며,
경제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세계의 비난과 함께
오히려 일본이 감추려고 했던 과거사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리 문제까지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원한은 원한으로 갚는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원한(怨恨)은 참음으로서 끝나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복수에 혈안이 되어
본인과 주위의 모두를 괴로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지혜로운 자는 조그만 손해를 감수함으로서
더 큰 손해를 미연에 방지한다.
모든 일에서 그 원인을 오로지 상대에게 넘기며
원한을 갚기 위한 보복을 하는 것은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참는 것은 힘들지만 더 큰 괴로움을 방지한다.
화풀이는 시원하지만 더 큰 괴로움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