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해인사 관음전 수좌실에서 열반, 세수 82세, 법랍 48년
“이오위칙(以悟爲則)을 명심하면서 절대로 화두(話頭)를 놓치지 말라” 당부
3월 7일 해인사 연화대에서 다비 엄수 예정
원융 대선사 진영
해인총림(海印叢林) 수좌(首座) 해우당(海牛堂) 원융(圓融) 대선사(大禪師)가 3월 3일 오후 10시 20분 해인사 관음전 수좌실에서 원적(圓寂)에 들었다. 세수 82세, 법랍 48년.
‘간화선 선양’을 당신의 사명으로 생각했던 선사는 열반 전 문도와 제자들에게 “이오위칙(以悟爲則)을 명심하면서 절대로 화두(話頭)를 놓치지 말라”는 당부를 하며 오직 화두참선을 통해 생사해탈에 이를 것을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선사는 청년 시절 조계사에서 청담 대종사로부터 『신심명』 강의를 듣던 중 홀연히 발심(發心)해 수행자의 길을 서원했고, 당대의 선지식(善知識)인 성철 대종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1972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했다.
원융 스님(맨 왼쪽)이 사제인 원영, 원택 스님과 성철 스님을 시봉하고 있는 모습.
1974년부터 해인사 퇴설당 선원에서 12년간 잠을 자지 않고 용맹정진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를 실천했으며 1993년부터는 해인사 선원장(禪院長)과 해인총림 유나(維那)를 역임했다. 2006년부터는 해인총림 수좌(首座)로서 후학들을 제접해 왔다.
선사는 스승 성철 대종사에 대한 지극한 신심(信心)으로 평생 선방 시자를 자처하면서 스승의 법문집인 『본지풍광』과 『선문정로』의 필사(筆寫)를 도왔고 <선림고경총서> 가운데 『전심법요』, 『임제록』, 『조주록』 번역에 힘을 보탰을 뿐만 아니라 1999년 『간화선』을 저술하여 선종돈법(禪宗頓法) 선양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 동안 기본선원 교선사(敎禪師) 시절에는 손수 편집한 『서장』을 교재로 후학들의 안목(眼目)을 열어주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2002년 동안거 해제 후에는 서울 사당동 정안사 묘심선원에서 『서장』 강석(講席)을 폈고, 2005년 부산 범어사 설선(說禪)대법회에서 4000여명의 사부대중에게 간화선(看話禪)의 요체를 밝히는 사자후(獅子吼)를 했다.
하남 정심사에 모인 성철 스님 제자들. 맨 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원융 스님이다.
선사는 생전 스승 성철 대종사에 대해 “큰스님은 한마디로 본분종사로서 평생을 일관하신 분입니다. 큰스님의 사상이야말로 우리 선종의 사상이고, 선종의 사상은 불교의 핵심을 차지한 바른 이념입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원융 대선사의 분향소는 해인사 보경당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5일장으로 3월 7일까지 진행됮다. 3월 7일 오전 10시 보경당에서의 영결식 후 낮 12시 해인사 연화대에서 다비식이 엄수될 예정이다.
그림자처럼 성철 스님을 시봉하던 원융 스님.
법전 성철 혜암 일타 스님을 모시고 자리를 같이 한 원융 스님
서울 정안사 대중들과의 기념사진
해우당 원융 대선사 행장
선사의 법명은 원융(圓融), 법호는 해우(海牛)이며, 본명은 김영빈(金榮彬)입니다.
1938년 9월 27일 전남 고흥군 풍양면 율치리 사동에서 김해 김씨 은태(銀泰) 거사님과 신심 돈독한 밀양 박씨 달막(達莫) 보살님을 부모의 인연으로 태어났습니다. 향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지역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광주제일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으며 성균관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습니다. 이후 경제기획원 산하 조달청(調達廳)에 근무하면서 나라살림을 성실하게 꾸렸고 또 재가불자로서 신행생활과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거사시절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당대의 선지식이던 청담(淸潭) 스님께 선종 3조인 승찬(僧璨) 대사의 『신심명(信心銘)』 강의를 듣다가 문득 발심(發心)하여 1972년 35세 때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로 출가하여 성철 스님을 은사로, 일타 스님을 계사(戒師)로 사미계(沙彌戒)를 받았습니다.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比丘戒)와 보살계(菩薩戒)를 수지하였으며, 2009년 종사(宗師) 법계를 품수하였습니다.
영천 기기암 선원 선덕, 대구 동화사와 인제 백담사에 설립된 조계종 기본선원의 교수사, 그리고 해인총림 선원장(禪院長)과 유나(維那)를 역임하였으며, 2006년부터 오늘까지 해인총림 수좌(首座)로 후학을 제접했습니다.
해인사 백련암 성철 스님의 문하에서 주요 경전과 선사들의 어록을 사사(師事)한 후 1974년 해인사 퇴설당선원에서 동안거를 시작하면서 본분납자로서 본격적인 참선공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육조단경』과 간화선의 지침서인 대혜종고 선사의 『서장(書狀)』을 항상 곁에 두고서 공부의 지남(指南)으로 삼았습니다. 합천 해인사, 하동 칠불암, 현풍 도성암, 영천 기기암 선원 등 제방선원에서 정진하였고, 1974년 37세 때부터 12년 동안 방바닥에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坐不臥) 용맹정진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스승 성철 스님에 대한 지극한 신심으로 평생 선방 시자를 자처하면서 스승의 법문집인 『본지풍광』과 『선문정로』의 필사(筆寫)를 도왔고 <선림고경총서> 가운데 『전심법요』, 『임제록』, 『조주록』 번역에 힘을 보탰을 뿐만 아니라 1999년 『간화선』을 저술하여 선종돈법(禪宗頓法) 선양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 동안 기본선원 교선사(敎禪師) 시절에는 손수 편집한 『서장』을 교재로 후학들의 안목(眼目)을 열어주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2002년 동안거 해제 후에는 서울 사당동 정안사 묘심선원에서 『서장』 강석(講席)을 폈고, 2005년 부산 범어사 설선(說禪)대법회에서 4000여명의 사부대중에게 간화선(看話禪)의 요체를 밝히는 사자후(獅子吼)를 하였습니다.
선사의 평생 좌우명은 ‘깨달음으로서 극칙(極則)을 삼는다’는 ‘이오위칙(以悟爲則)’이었으며 간화선을 사부대중에게 선양하는 일을 당신의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선원 큰방의 좌복 위에서 노구를 돌보지 않고 치열하게 정진하던 중 미질을 앓다가 세수 82세, 법랍 48년을 일기로 2563년(2019년) 3월 3일 해인사 관음전 수좌실에서 원적(圓寂)에 들었습니다. 입적 전 문도와 제자들에게 “이오위칙(以悟爲則)을 명심하면서 절대로 화두(話頭)를 놓치지 말라.”는 당부말씀을 남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