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처음 사진 찍는 일이 유행일 때가 있었다. 그 때 대부분 스님들은 중이 사진은 뭐하러 찍느냐고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사찰 행사 때 단체로 찍는 사진마저도 찍지 않는 스님들이 많아서 먼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어른들의 모습을 뵐 수 없는 아쉬움이 크다.뿐만 아니라, 사진이 자기 본인 또는 문중에 보관하다 유실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길이 모셔야 할 큰 어른들의 흔적을 찾을 길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 특별전을 개최한 탄허기념박물관장 혜거스님의 서문이다.

 

탄허기념박물관(관장 혜거스님)에서는 2018년 특별기획전으로 ‘19세기말 이후 활동 하신 큰스님 18人의 사진전’을 2018년 9월 14일(수)부터 10월20일(일)까지 (무료관람/월요일·추석 휴관) 탄허기념박물관 2층과 3층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7년 <팔풍취부동>전을 이은 두 번째 큰스님 사진자료전이다.
이 자료전은 1945년 이전 큰스님들과 사찰전경 사진, 1945년 이후의 사찰전경과 큰스님들의 사진을 고증자료로서 수집해 놓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이번 <성성하고 적적하라>전도 1회 때와 마찬가지로 큰스님들께서 안거하셨던 국내 30여개의 사찰과 성보박물관, 각 문도회에 연락을 해서 어렵게 모은 18인 큰스님 사진 100여점 중, 엄선한 54점을 전시하고 나머지는 도록에 수록했다.

 

성성적적(惺惺寂寂)은 원효의 《금강삼매경론》에 나오는 단어로, 고요하면서도(寂) 의식이 맑게 깨어 있는 상태(惺)로 “고요함과 깨어 있음이 함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수행에서 근본으로 삼는 중요한 태도다. 이 말은 비단 수행자들에게만 필요한 의미가 아닐 것이다.

 

 

혜거스님이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사진전을 진행하는데 제일 어려웠던 점은 사바세계에 왔다가신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아 하신 큰스님들의 의지였다. 그리고 그 점이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된 강력한 이유기도 하다. 스님들의 말씀과 수행은 문도들에 의해 대부분 말과 글로 기록되어져왔다. 그 과정에서 왜곡된 내용들이 그대로 구전되기도 하고 심지어 전혀 다른 인물이 큰스님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탄허기념박물관은 현재의 불교계의 인물 기록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여 종계의 중요한 스님들의 삶에 대한 기록 사진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보존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 사진전을 개최하게 됐다.

 

 

 

또한 <성성하고 적적하라>展의 큰스님들은 19세기 말 출생하여 일제 강점기를 지나  6.25 전쟁 , 5.16 쿠데타 등 정치와 사상적 격변시대를 수련과 참선, 때로는 혁명가 못지않은 결사로 한국불교의 선을 중흥시키고 민족정신을 지키며 올곧은 수행을 이어온 분들이다. 종교적 이상을 넘어서 사회와 국가가 나아갈 대승적 좌표를 보여준 분들이기에 이 사진들은 자료 그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87년의 일이란  일곱 번 넘어졌다 여덟 번 일어나는 것이로되
횡설수설이여  붉게 타는 화로 위에 한 점의 눈일레라”

 

이 게송은 1977년 입적하신 춘성스님의 마지막 게송이다. 춘성스님은 '욕쟁이 스님'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수행자로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음담패설을 즐겨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수많은 신도들이 그의 법문을 들으러 몰려들었다.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삶의 골수를 찌르는 촌철살인과 같은 법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남 봉덕사에 춘성스님의 상좌셨던 혜성스님이 유일하게 보관하신 한 장의 사진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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