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인문학적 시도, 『명법 스님 불교학교』 6월 개강
몀법 스님이 ‘명법스님 불교학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문학과 문화 예술의 부분을 폭 넓게 공부하고 있는 대안연구공동체(대표 김종락)가 ‘명법스님 불교학교’를 개설한다. 강좌는 오는 6월 8일(금)부터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모두 12강으로 서울 마포구 서교동 464-46번지 서강빌딩 201호에서 진행한다.
2학년 4학기 동안 이뤄지는 ‘명법스님 불교학교’의 공부는 기존의 ‘경전 중심의 교학’을 공부하는 방법으로부터 자유롭다. 전문 연구자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말들만으로 이루어진 강의로부터 커리큘럼의 나누워진 교육이 아니라, 전체가 혼합되면서 전체적인 안목을 키워가는 강의를 지향한다. 지식화된 불교공부를 타파하고, 실생활에서 종교에 대한 이해와 생활의 접목을 통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주는 안내자로서의 교육을 기획했다.
1년차 강의를 위해 선정한 책은 〈탈식민시대 우리의 불교학〉, 〈불교란 무엇이 아닌가〉, 〈돈, 섹스, 전쟁 그리고 카르마〉, 〈최초의 불교는 어떠했을까〉, 〈출가란 무엇인가?〉, 〈초기불교의 역동적 심리학〉, 〈왜 인도에서 불교는 멸망했는가〉, <만다라>, <왕오천축국전> 등 20여 권이다.
불교교육은 서구 오리엔탈리즘에 의한 한 형식으로 만들어져 일본을 통해서 수입되어 교육되고 있다. 지금까지 불교를 어떻게 해왔는가를 반성하는 입장에서 ‘탈식민시대의 불교학’이라는 교재로 시작을 한다.
초기불교에서는 교리 뿐 아니라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불교는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치며 여기까지 왔는가? 역사 발전과 그 속에서 살았던 스님들 또 일반인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듣고 그것이 자기 삶의 불교적인 내용으로 들어오는 살아 숨 쉬는 경험들 같이 경험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강의는 불교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불교의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게 기획 했다. 문제 중심의 불교, 불교에서 이슈가 되는 것들은 뭔가? 불교를 가지고 현대사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내 삶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자기 관점을 정리할 수 있는 현대적 이슈를 가지고 공부를 한다.
2년차 과정은 대승불교와 중국 선불교를 중심으로 교학의 깊이를 더한데 이어 실참 수행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수업시간은 2·4주 교학, 1·3주 수행 형식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 주말이나 연휴를 이용한 템플스테이, 집중 세미나 등의 수행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학교의 최종 목적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의 마음과 몸, 그리고 삶을 변화시키는데 있다. 각 텍스트를 전공별로 분할해 다양한 선생이 강의하기보다 스님 한 분이 강의와 학문 지도, 수행 모두를 담당하는 것도 융합적, 통전적, 전인격적인 공부를 위해서다.
명법 스님(구미 화엄탑사 주지)은 교육법에 대해 “공부에 대한 의지, 삶을 다르게 살려는 의지를 기르는 것이 가르치는 사람이 할 가장 근본적이고 최종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불교지식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이번 공부를 통해서 내가 관심을 갖고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불교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그러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의지의 추진력을 배가시켜 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명법스님은
서울대 불문과 졸업 후,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독일미학으로 석사, 동양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스미스 칼리지에서 박사후 과정 연수를 마쳤다. 서울대학교 미학과 강사,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명상상담학 겸임 교수, 능인불교대학원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화엄탑사 구미불교대학 주지. 불교와 미학, 전통과 현대의 학문적 소통을 추구하며 불교신행모임 ‘무빙템플’과 상담연구소 ‘은유와 마음’을 이끌면서 현대사회에서 불교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 『선종과 송대 사대부의 예술정신』, 『미술관에 간 붓다』, 『미학의 역사(공저)』, 『한 권으로 보는 세계불교사(공저)』, 『미국부처님은 몇 살입니까』가 있고, 역서로 『중국 고대 서예론 선역(공역)』, 『청소년 ADHD 워크북』이 있다. 논문으로 「서양 현대예술에 나타난 선과 오리엔탈리즘」, 「디지털시대와 불교예술의 혁신」 외 다수가 있으며 2007년 제3차 한국불교학결집대회 학술상, 2009년 제4회 불교소장학자 지원사업 우수박사논문상, 2011년 원효학술상, 2014년 제11회 올해의 불교출판 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부터 대안연구공동체와 인연을 맺고 『유마경』, 『미란다왕문경』, 『금강경』, 『중론』, 『능엄경(정맥소)』 등의 불교 경전과 ‘중국 선불교와 미학’, 그리고 명상 강의를 이어왔다.
대안연구공동체(대안연)은 시민 인문학 공부모임이다.
2011년 3월 설립한 대안연은 철학을 중심으로, 문학과 제2외국어를 포함한 광의의 인문학 및 문화 예술 전 분야에 걸쳐다양한 강좌 및 세미나, 자율공부모임을 진행해 왔다.
지난 7년여 동안 대안연에 개설돼 강좌 및 세미나는 2개월 이상 진행된 것만도 줄잡아 1500~2000개, 이곳에 2달 이상 출석하며 공부한 연인원은 적게 잡아도 1만 명을 넘는다.
대안연은 특정 종교와 관계없는 곳이지만 불교 및 그리스도교 관련 강좌와 세미나도 꾸준히 열어 왔다. 2011년 가을, 당시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소장이던 원철스님과 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이던 법인스님 등을 모셔 열었던 불교시민강원이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