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이 출가 한다면 아이는 누가 낳을까? 예전에는 이런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고민이 바뀌었어요. 출생하는 아이들이 없는데 출가는 어떻게 하나로 말이죠.”

저출산극복을 위한 법회 자료집 개발에 참여한 동국대 오지연 강사는 저출산 불교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한때 인구밀도 세계3위를 차지할 만큼 저출산은 남의 일이라 여겨왔다. 그러나 2008년 현재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은 1.19로 세계평균 2.5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사회보장국장을 역임한 폴 휴잇 박사는 올해 초 “한국은 회복하기 어려운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2100년에는 현재 인구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어 지금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자기가 살아 있는 동안 인구가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2006년에는 옥스퍼드인구문제연구소 데이비드 콜만 교수는 ‘코리아신드롬’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한국은 저출산고령화로 사라지는 최초의 나라가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기도 했다.

불교계가 출세간을 이야기 하지만 세간의 문제인 저출산은 승가는 물론 불교 전체에도 심각한 문제를 안겨준다. 출가 가능자와 신도의 감소는 불교의 존립을 위협하는 존재로 다가온다.

정부에서도 인구감소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 출산장려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불교계도 늦었지만 저출산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한불교조계종복지재단(대표이사 지관)은 저출산극복을 위한 법회 자료집을 개발하고 6월 3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과 2층 회의실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오지연 강사는 “그동안 불교계가 저출산 문제 등이 논의 되지 않은 것은 출세간가 세간을 구분해 세간적 현상에 대한 구체적 해석을 기피해온 탓”이라며 “불교국가들이 현대사회의 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결 해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가장 수치스러운 두 가지 낙태와 입양에 주목해야 한다”는 오지연 강사는 “경전에서는 형상이 갖춰지기 이전의 태아를 살해하는 것도 일반적인 살인과 동일하게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연 강사는 또 “태아는 수태 순간부터 독립적인 존재이며 나아가 또 하나의 깨달은 자, 부처를 잉태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낙태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낙태건수가 태어나는 아이의 세배를 능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우리나라 낙태현실을 보면 낙태를 줄이는 것이 출산율을 높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오지연 강사는 “미혼모의 임신이 낙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출산으로 이끌어내야하며 그 경우 양육이 여의치 않다면 국내입양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너와 나의 구분이 본래 없다는 불교계가 지혜와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는 적극적인 경제 지원을 통해 망설임의 출산과 짐스러운 양육을 희망적이고 기쁜 출산과 양육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오지연 강사는 “동시에 불교계는 연기적 공동체 의식에 입각하여 뿌리 깊은 개인주의라는 무명을 걷어내고 우리 사회의 출산과 양육이 곧 나와 우리의 깨달음을 향한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임을 깨우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법회자료집 발표회서는 또 복지재단 이용권 사무국장이 법회자료집 개발의 의의를 설명했고, 중랑구건강가정지원센터 이영호 센터장은 ‘가족은 국가의 재산, 아기는 사회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자료집 요지를 설명했다.

저출산극복 법회를 위한 자료집은 2009년 건강한 출산, 양육환경 조성사업에 선정돼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원으로 개발됐으며 총 3,000부를 발행 전국 사찰 및 교계 기관과 단체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