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만에 한국사회가 파시즘 시대의 초기에 들어갔다.”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7월1일 현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리영희 교수는 또 “이명박 정권에서 인간의 존재가치가 말살되고 숭배할 가치는 돈으로 신격화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이날 저녁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인권연대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현 정권하에서 악화되고 있는 인권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리 교수는 한국 인권의 사회사를 4기로 나눠 분석했다. 1기는 이승만 정권 12년 동안 인간다운 권리와 생존을 위해 노력했던 시기이고, 2기는 28년간 군사독재에서 시민으로 공민권을 찾기 위해 싸워온 투쟁의 시기, 3기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대, 현 이명박 정권이 제4기라는 것이다.

리 교수는 제3기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 전 30여년에 비하면 놀랄 만큼 훌륭한 열매로서 성숙한 인권의 시기라고 평가한 반면, 현 정권 출범이후인 제4기에 대해서는 “오로지 물질밖에 모르는 인간을 지향하고 숭배해야 할 가치는 돈밖에 모르고, 또 그것을 신격화하고 있으며, 인간의 존재가치가 말살되어 간다”고 개탄했다.

리 교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사람들이 인간이 된 것은 지난 10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대에는 생명체가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었고, 다행히 지난 20년 부족하나마 생존의 가치를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 교수는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날로 악화되는 인권상황과 관련해 “언제든지 우리가 정신만 늦추면 언제든지 역전하는 그런 가능성을 내포하면서 진행해 나가는 것이 우리 인류사의 역사”라고 개탄했다.

리 교수는 특히 “그 많은 40년의 고생 끝에 이런 정권을 받아들인 것도 우리 자신들의 책임, 우리의 실수이고 개개인의 판단착오이고 역사의식의 잘못이다, 누구를 탓할 수가 없다”고 국민의 자성을 요구했다. 이어 “짧은 10년이지만 이룩했던 공민으로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필사적인 불퇴전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인권에는 ‘침범당할 수 없는 권리’와 ‘계약과 법률에 의해서 주어지는 권리’가 있으며, 이 둘을 모두 확보할 때 비로소 우리는 다 갖추어진 인간으로서 민주 시민으로서 생존과 존재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