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말 조계사 주지로 임명됐을 때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당부한 것이 ‘밥 먹고 남는 돈은 다 빚 갚는데 쓰라, 한달에 5000만원씩은 꼭 갚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조계사에서 할 일은 땅을 사고 집을 짓는 일이 아니라 부채를 갚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잘 되면 올해 안에도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다.”

세민 스님이 주지로 임명된 지 1년만에 무려 73억에 달하던 조계사 부채의 절반 이상인 38억을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의 자리를 마련한 세민 스님은 “올해 7월부터 2차 천도재가 시작되고, 평생위패 신청자도 현재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한다면 올해 내에 부채를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계사 인근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고, 시민 선방을 건립하면서 조계사 부채가 70억 이상으로 늘어나자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전 해인사 주지 세민 스님을 조계사 주지로 임명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빚만 갚으라”고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이후 세민 스님은 49재를 7번에 걸쳐 지내는 조상천도법회를 실시하고, 지난 5월부터는 조계사 대웅전 영구위패봉안 불사를 봉행해왔다. 이러한 불사들을 통해 조계사는 6월 4일 현재 부채 73억 중 38억을 상환하게 됐다.

조계사는 7월 7일부터 2차 조상천도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이번 2차 조상천도법회는 화엄경과 지장경을 공부하는 화엄산림법회와 지장산림법회를 함께 진행한다고 조계사 측은 밝혔다.

또한 조계사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된 8각 10층탑 불사와 사적비 건립은 7월경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