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핵심 철학과 함께 붓다의 21세기적 도상을 그리다
Lotus 02,76.5X76.5㎝, ink on paper, 2017
법련사(주지 진경스님) 불일미술관(학예실장 여서스님)은 2017. 10. 31(화)부터 2017. 11. 13(월)까지 오숙진 작가의 『Manda_la : 명상의 시간』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2017년 불일미술관 신진작가공모 당선작가’의 릴레이 전시의 아홉 번째 전시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미술원 회화과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한 오숙진 작가는 대한불교 진흥원의 콘텐츠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인도 북동부 다르질링의 티벳 불교사원을 방문했던 오숙진 작가는 사원 내벽에 그려진 도안을 젊은 승려 몇몇이 채색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미 만들어진 도안을 옮겨 그리는 장인들의 작업을 보고, 작가는 21세기를 살아가면서 21세기의 조형언어로 불교의 철학 세계를 이미지화 하려는 예술가로서의 창의적인 노력을 하게 된다. 현실과 실천을 중요시하는 불교의 성격을 생각하더라도 불교 도상을 현대화하는 작업은 의미 있는 일이다.
고(苦), 111.5X76.5㎝, ink on paper, 2017
왜 하필 불교 도상에 관심을 갖느냐고 묻는 질문에 오숙진 작가의 대답은 오히려 간단하다. “누구나처럼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그 고민이 삶의 본질,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으로 뻗어 나갔고 결국은 붓다를 만났다”고 한다. 많은 현대인들은 철학적 인문학적 차원에서 불교에 매력을 느끼고 여기에 기대어 각자의 답을 찾아 나간다. 오숙진 작가 역시 무상(無常), 연기(緣起), 고집멸도(苦集滅道) 등 불교의 핵심 화두를 묵상하고 현대의 조형언어로 풀어냄으로써 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2015년 무상(無常)이라는 화두에서 출발한 ‘Manda_La 시리즈’는 점점 넓어지고 깊어져서 2017년 작업에서는 붓다의 핵심 철학과 함께 붓다의 21세기적 도상을 다루고 있다. 또한 일상 속 불교철학으로서 개별적으로는 각자의 삶을 사색하는 명상을, 함께하는 삶으로서는 상생과 공생을 모색함으로써 불교철학과 삶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가는 오숙진 작가.
깊어가는 가을 날, 경복궁과 삼청길을 거닐며 “21세기 붓다의 새로운 도상”을 눈으로, 마음으로 확인해 보는 기회를 누려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