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까지 한국화, 조각, 미디어 분야 작가 20여 작품 전시

이지민(한국전통문화대학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0×80×45cm, 비단에 채색, 2017

서울 법련사(주기 진경스님) 불일미술관에서 진행되는 2017년 신진작가 공모 당선 작가들의 릴레이 전시 중 세 번째 전시가 7월 11일 시작됐다. 이번에는 단체전이다.

｢흐리고 느린｣展은 자신만의 언어로 미술계 진입을 희망하는 신진작가들로 구성된 기획 전시로 대상들에 대한 젊은 작가들의 시선과 시각적 의미부여에 관한 전시이다. 1,2관 전관에 걸쳐 한국화, 조각, 미디어 등 참여 작가들의 작품 20여점을 전시한다. 김선행, 김은정, 김지혜, 박신유, 윤대원, 이동하, 이민수, 이유빈, 이재희, 이지민 작가가 전시에 참여하며, 전시 기획자는 기획 평론가인 김최은영 교수이다.

현대시각예술의 힘은 미이며, 속도의 미에 가깝다. 빠르고 정확해야 인식되기 용이하다. 빠르고 정확한 형태와 색감은 마찬가지로 빠른 선별로 미술계에서 소비된다. 하지만 ｢흐리고 느린｣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군은 트랜드가 점령한 한국시각예술계에서 조용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감정에 주목하고자 하는 작가들이다.

유행을 버린 이들이 선택한 시각예술의 구현은 기본적인 조형의 기호와 규칙인 색과 선뿐이다. 이들이 표현해내는 표상적 기호들은 미술계로 진입하기엔 다분히 흐리고, 조금은 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시각예술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흐리고 느린” 지금을 딛고 ‘단단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임에 있다. 진지하고 진부하게 예술적 심상과 가치를 드러내는 이들의 언어는 오늘 ‘흐리고 느릴’지라도 훗날 새롭고자 하는 미술의 생태가 가질 가장 중요한 새로운 스펙트럼의 제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