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5월 3일 봉축법요식서 ‘차별 없는 세상’ 강조
3일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이 법요식을 일제히 봉행하며, 불기2561(2017)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했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5월 3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종정 진제 스님 등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기2561(2017)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봉행하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되새겼다.
법요식에는 세월호 기간제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와 성소수자 이승현 대표,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조합위원장,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대표 자캐오 신부, 장기해고노동자 콜드콜택 임재춘 대표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이 함께 하며 ‘차별 없는 세상’을 기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의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등 이웃 종교인들도 법요식에 참석해 부처님오신날을 함께 축하했다.
특히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6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자유한국당 홍준표․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들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부인 오선혜 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 등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법요식에 참석한 1만여 사부대중은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차별 없는 삶을 살고 갈등의 벽을 넘어 화합하는 삶을 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종정 진제 스님은 봉축법어에서 “부처님은 고통의 바다에 빠진 중생들을 위해 대자대비의 연민으로 참나 선언과 참된 생명본연을 만유법계에 천명하셨다”면서 부처님오신날의 뜻을 되새기고 “일상생활 속에서 오매불망 간절히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라고 의심하고 의심해야 한다”면서 끊임없는 정진을 당부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사에서 “부처님께서는 존재의 실상을 밝혀 주셨지만 중생들은 언제나 상(相)을 내 서로 반목하며 그 속에 갇혀버리고 있다”면서 “이 공멸의 길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온갖 차별하는 마음을 걷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비분별을 멈추면 본래부터 완전한 자성이 모습을 드러내고, 자성이 청정한 줄 알면 온 중생을 부처로서 마주할 수 있다”면서 “가정과 일터, 거리와 사회에서 차별을 없애고 모든 이들을 부처로 대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길”이라고 설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이 대독한 봉축메시지를 통해 “우리 불교는 지난 1천700여 년 동안 민족의 정신문화를 이끌며 전통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국난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화해와 상생의 길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불교계가 화쟁과 원융화합(圓融和合)의 정신으로 국민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더 큰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요식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관불과 마정수기, 찬불가, 헌촉, 헌향, 헌다, 헌화, 축원, 봉축사, 대통령 권한대행 봉축메시지, 법어, 발원문 순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이날 조계종은 봉축법요식에서 불자대상 시상식을 열고, 안동일 조계종 법률고문과 정상석 시인, 금나나 하버드 보건대학원 박사,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에게 불자대상을 수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