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앤파커스 <새집 줄게, 헌집 다오>
다양한 상담 사례로 접하는 마음 치유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인간관계가 삐걱거릴 때, 어린 시절 상처가 때때로 자신을 아프게 할 때 상담 사례를 보며 스스로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명상심리상담센터 '쉼'의 원장이자 전남 무안 봉불사 주지인 지오 스님은 최근 《새집 줄게, 헌집 다오》(쌤앤파커스, 272쪽)를 펴냈다.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14개월 동안 광주불교방송 '그대가 꽃입니다'란 프로그램에서의 마음 상담 이야기를 추려 엮은 스님의 첫 저서다.

1983년 출가, 30여 년 수행해 온 저자는 슬픔, 우울, 불안, 분노, 미움 등 들끓는 감정을 내려놓고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진행한 다양한 상담 사례를 전한다.

우울증과 불안 장애에 시달린 여인, 싸움이 잦았던 부부, 게임에 중독된 청년, 공황장애로 고통 받은 직장인 등 마음의 힘겨운 짐을 진 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도록 경청하고 공감하며 대화한 내용들이다.
 
남들에게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들도 책을 읽는 것만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일률적 지적과 충고' 대신 각각의 상황에 따른 처방을 단순하면서도 쉽게 풀어냈다.

"우리는 자주 실수하고 넘어집니다. 그럼에도 쉼 없이 노력하며 사는 한낱 외로운 인간입니다. 이렇게 단점 투성이지만, 당신도 나도 이만하면 정말 훌륭합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합니다."(63)

"우리는 구름과 장미를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구름이 없으면 비가 내리지 않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물이 없고 물이 없으면 장미가 필 수 없습니다. 장미가 썩으면 장미 속에 있던 물이 증발되어 구름으로 돌아갑니다. 세상을 깊이 통찰하면 장미 속에서 구름을 볼 수 있습니다."(237)

'내 안에 있는 두 마리의 개', '네 명의 아내', '밧줄에 매달린 장님' 등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왜곡된 생각을 내놓고, 새로운 생각에 이르도록 안내'하고 있는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아픔도 털어놓으며 독자의 응어리진 아픔을 보듬는다.

책장 사이사이에는 자연물로 만든 전미경 작가의 압화 작품도 수록해 독자들의 마음의 평화를 기원했다.

지오 스님(사진)은 "어린 시절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던 분, 관계를 맺기가 어려웠던 분, 자존감이 낮거나 열등감을 품었던 분들이 상담을 통해 오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서 "이 책이 낡고 칙칙한 집에서 밝고 산뜻한 새집으로 이사하듯 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작은 용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