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교육에 중점 … 자비봉사활동 강화”

인천 대복사-보광선원 새주지 현진 스님 취임

인천 대복사 새주지 현진 스님이 3월 26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반도의 서부벨트가 그렇듯 인천광역시는 불교세가 약한 지역이다. 19~20세기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어두운 시절에 서양의 선교사들은 중국을 거쳐 서해안으로 밀려들었다. 한국 기독교의 역사가 바로 서해안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인천 내항 부근 응봉산 자락 공자(孔子) 상이 있는 자유공원 중턱에 대한불교조계종 대복사가 자리 잡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과 속리산 법주사 회주를 역임한 혜정(1933~2011) 대종사와 인연이 깊은 도량이기도 하다. 대복사가 보광선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새롭게 개원했다. 고불총림 백양사 주지를 역임한 탄공시몽 스님이 지난해 말부터 주석하면서 체제를 정비해 새 주지 취임법회를 봉행하게 돤 것이다.

대복사 전경

취임법회는 3월 26일 오전 이건호 전 조계종 전국신도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법회에는 원효종 원로의원 혜봉 스님을 비롯한 지역 사암 스님들과 고진섭 인천시장 정무특별보좌관,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등 지역 정관계 인사, 전 조계종법사회 윤호석 회장, 제주불교신도회 강규진 회장 등 재가불자와 신도 백여 명이 동참해 대복사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이날 법회에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대복사가 불교세가 약한 인천 지역에서 새로운 포교도량으로 출범하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포교 원력으로 가득 찬 한주 스님과 주지 스님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고진섭 정무특별보좌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대복사가 앞장서서 새롭게 인천불교를 일으키고, 나아가 인천 발전의 견인차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새 주지 현진 스님. 스님은 1992년 용주사에서 전 조계종총무원장 정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고, 1997년 해인사승가대학을 졸업했다. 2001년 송광사에서 범용 스님을 계사로 특별구족계를 받은 뒤 용인 백련사 주지, 강화 보문사 노전, 고불총림 백양사 교육국장과 노전 등 여러 보직을 역임했다.

현진 스님은 취임사에서 크게 두 가지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첫째는 대복사-보광선원을 기도와 교육도량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 “사찰에서 기도는 가장 중요한 기본입니다. 정법을 배우고 진실한 신심을 일으켜 부처님 말씀, 그 진리를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는 만큼 생각하고 믿고 실천할 때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저 곳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자비 봉사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것. “봉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절을 만들겠습니다. 매월 첫째 토요일 급식 나눔을 실천해온 자비봉사회가 이발, 미용봉사, 영어 청소년법회, 공부방 운영 등으로 활동을 확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MBT 행복학교 교육도 준비하겠습니다.”

현진 스님은 “자비와 봉사를 통해 행복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대복사를 동네 이웃과 고락을 함께하는 절, 차별 없는 참사람 도량으로 만들어가겠다”고 참석 내빈과 신도들에게 다짐했다.

취임 축하 법어는 대복사 한주로 주석 중인 탄공시몽 스님(사진)이 맡았다, 스님은 부처님 유훈을 기록한 <유교경>의 말씀을 인용해 법문을 풀어나갔다.

“저마다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고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을 의지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덧없다. 게으르지 말고 오직 정진하라.”

스님은 “불교가 중국에 들어와 마침내 국교가 됐을 때 역대 황제들은 앞 다투어 이 <유교경>을 간행해 백성들에게 읽도록 했다.”면서 “우리 불자들도 중국의 황제들처럼 부처님 경전 간행에 힘써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불자가 되기를 다짐하자”고 설했다.

이날 법회는 구나연 원주 보살의 발원문 낭독, 제주불교신도회 강규진 회장의 경전봉독에 이어 축가와 축하공연(섹스폰 연주) 등의 순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주지 현진 스님은 법회에서 이장호 자비봉사회장, 최상철 청년회장, 구나연 원주, 이재원 종무실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