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사상연구회, 4월 9일 ‘염불선과 제수행법 조명’ 주제 세미나
“신앙 바탕한 최상승수행법 ‘염불선’의 가치 밝히고 오해는 일소”
염불선(念佛禪)과 여러 수행법을 비교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청화사상연구회는 “오늘날 주요 불교수행법으로 받아들여지는 간화선, 위빠사나와 함께 청화스님이 주창한 염불선에 대한 이해가 점차 개선되고 향상되는 추세에 있다”며 “이에 따라 오는 4월 9일 오후 1시~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제9차 학술세미나에서는 염불선과 제(諸) 수행법과의 비교적인 논의를 본격 전개해 염불선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화선사. 사진=미디어붓다DB
‘염불선과 제 수행법의 조명’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세미나를 통해 청화사상연구회는 한국불교계에서 염불선의 인식 폭을 더욱 깊고 넓게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설명했다. 청화사상연구회가 이렇게 주제를 정한 것은 불교계가 염불선을 차츰 제대로 재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교학계에서 불교수행의 비교연구에 있어 염불선은 배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청화사상연구회는 이런 시점에서 염불선을 사마타 위빠사나, 간화선, 묵조선 그리고 정토수행과의 비교연구 하는 것은 학계와 불교계에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염불선이 불교의 제수행법들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를 논의하는 자체가 염불선의 성격과 위상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지난 3월 28일 법상 스님(중앙승가대 외래교수), 조준호 교수(고려대 철학연구소)와 김호귀 교수(동국대 불교학술원), 배광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를 “청화 큰스님께서 주창하신 염불선이 한국불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한국사회는 물론 한국을 넘어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불교사상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화선사는 염불선이나 어느 특정한 수행법만 고집하지 않고, 모든 이가 자기적성과 인연, 근기와 성향에 맞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수행법을 문의하는 경우 문의자가 그동안 열심히 수행하는 방법이 있는 경우는 그 방법을 지속하도록 하셨고, 정해진 수행법이 없는 경우는 지정의(知情意)가 조화적으로 어우러지고 현대인에 맞는 염불선 수행을 권하셨다” 고 소개했다.
실제로 청화선사는 그의 저서 <정통선의 향훈>에서 선을 화두선, 묵조선, 염불선으로 나누고, 각각의 선의 특징을 화두선(話頭禪)은 참구적(參究的)이고, 묵조선(默照禪)은 의지적(意志的)이며 염불선(念佛禪)은 지, 정, 의(知, 情, 意)의 조화적(調和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학술세미나를 앞두고 발제자들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조준호 교수, 법상스님, 배광식 교수, 김호귀 교수
조준호 교수는 “염불선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였다. 당시 염불선을 주창했던 청화 선사는 위빠사나 수행에 대해서는 크게 인식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다보니 청화 선사는 우리 선 전통을 화두선과 묵조선을 중심으로 설명한 것으로 보이나 사실 청화 선사께서 주창한 염불선 사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의 특성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화 선사 재세 당시에도 염불선은 주류에서 밀려나거나 배제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염불’을 칭명이라고 해서 하근기가 하는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 탓에 기인했다. 특히 간화선을 하는 선사들은 염불선을 정통이 아닌 것으로까지 비하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조사선이 성행할 때도 염불은 성행했다. 조사선 안에 염불선, 간화선, 묵조선이 다 들어간다. 종밀의 5종선에 보면 무량공덕을 지닌 중도실상을 관조하는 선, 즉 최상승선 안에 염불선, 간화선 묵조선의 3가지 방법이 있다고 분류하고 있다”고 강조한 배광식 교수는 “청화 스님은 조사선, 묵조선과 더불어 최상승선 가운데 염불선이 있음을 강조했고, 달마선 이래로 염불을 했다는 점, 그리고 보리방편문을 통한 염불선, 실상염불로서의 염불선을 주창하신 것”이라고 청화선사의 염불선을 정의했다.
법상 스님은 “한국불교에서는 그동안 다른 수행법을 다 인정하지 않고 오직 간화선만을 인정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염불을 하는 관행을 보여왔다”며 “이제는 선방에서도 간화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염불선도 하고 위빠사나도 하는 과도적인 단계에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법상 스님은 이런 가운데 “금타스님과 청화스님께서 근본적인 것을 관통하고, 염불선을 쭉 수행하면서 대중에게 염불선을 보급한 것은 의미가 큰 일이며, 특히 청화스님은 이론적이거나 실질적으로 염불선을 회통하고, 실천적인 측면에서도 회통을 하는 경계를 보여주셨고 염불선을 대중적인 수행법으로 확산시키려 노력하셨다”며 “이런 측면에서 이제는 한국불교계가 청화스님께서 주창하신 염불선을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법상 스님은 특히 “종교는 단순히 수행집단만이 아니다. 신앙성을 배제한다면 그것은 수행집단이지 종교집단이 아니다. 염불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김호귀 교수는 “염불선과 묵조선이 같은 조사선풍에 속해있다는 것, 따지고 보면 간화선풍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번 학술대회 발제를 통해 드러내려 한다”며 “염불선이나 묵조선도 간화선과 요소적인 측면에서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염불선에 대한 오해는 아마도 염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묵조선과 염불선은 간화선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으나 결론적으로 세 가지 선이 다 조사선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제자들은 또 “한국불교가 신앙을 회복하는 방법으로서 염불선이 특별히 요청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4월 9일 열리는 ‘정통불법의 재천명 2017년 청화사상연구회 제9차 학술세미나’에서는 법상 스님이 ‘염불선과 염불’을, 김호귀 교수가 ‘염불선과 묵조선·간화선’을, 조준호 교수가 ‘염불선과 사마타·위빠사나’를 각각 발표한다.
토론자로는 각각의 발제에 대해 신해스님(동국대 외래교수), 최동순 교수(동국대 불교학술원), 손병욱 교수(경상대 윤리교육과, 청화사상연구회 부회장)이 나선다.
발제와 토론이 끝나면 박경준 교수(동국대 불교대학)를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 1부에서는 청화스님과 깊은 인연을 가졌던 고불총림 방장 지선스님이 참석, 격려사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