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도산 총무원장, ‘대중공의로 종단대표자 선출’ 재확인
종도 절대다수의 직선제 지지 바탕 4월 종회서 법 개정 ‘압박’

“총무원장 직선제를 관철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중앙종회가 반대하면 종회를 열 번 열어서라도 직선제 법 개정을 요구하겠다. 중앙종회가 끝까지 절대 다수 종도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법려대회(승려대회)를 열어서라도 직선제를 추진하겠다. 자신 있다. 종도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기 때문이며, 작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중앙종회가 종도들의 열망을 끝까지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거듭 총무원장 직선제 추진 의지를 밝혔다. 도산 스님은 3월 2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중의 공의에 의한 종단대표자를 선출하는 역사적 진전을 임기 내에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직선제가 도입되더라도 나 자신은 총무원장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출마할 수도 없다”고 종단 일각의 우려를 일축한 도산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을 통한 선거인단의 대폭 확대, 선거공영제 실시로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실시, 차별 없는 전 종도의 참종권 확대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밝혔다.

도산 스님은 총무원장 직선제를 위해 중점 추진사항도 공개했다.

기존 선거인단(제25대 총무원장 선거 당시 146명)을 분한신고를 마친 종도들을 대상으로 중앙종회의원을 포함한 승납 5세, 법계 선덕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선거인단을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선거인단은 적어도 2,300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열 혼탁 선거 방지를 위해 총무원장 선거운동을 선거 공보물 및 합동 정견 발표회로 대체하며, 셋째 후보자 또는 선거운동원의 부정행위 등을 금지하는 규정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한 총무원장 선거를 종단대표자를 선출하는 축제로 승화하기 위해 투표장소를 서울의 한 장소(체육관 등)에서 실시해 전 종도의 화합과 단합을 대외적으로 과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밖에도 선거공영제를 기반으로 투표 참석률을 위한 각 종도들의 소요 경비 중 일부를 교구별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산 스님은 총무원장 직선제 추진의 유일한 걸림돌이 있다면 ‘일부 중앙종회의원들의 반대 분위기’라고 인정하고, 그러나 절대 다수의 종도들이 직선제를 원하는 상태에서 중앙종회의원들이 언제까지 반대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산 스님은 “이미 중앙종회의원들 절반 이상이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을 오는 4월 7일 오전 11시 열리는 중앙종회에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종단이 그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롭게 중흥할 수 있는 일대 전기가 될 총무원장 직선제를 반대할 경우, 이후 닥쳐올 종단적 부담을 중앙종회가 온전히 담당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도산 스님은 또 “직선제를 시행하고 있는 제주종무원의 경우 성공모델로 제시할 수 있다. 140여 개 사찰의 주지가 모여 종무원장을 선출하면서 교구 산하에 복지관을 설립하고 스님들을 교육하기 위한 강원도 별개로 설립하고, 신도들을 위한 교양대학, 요양원, 부적응 학생을 위한 교육기관도 운영하는 등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총무원장 직선제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님들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총무원 부원장 백운 스님과 묵원 스님, 중앙종회 의장 설운 스님, 중앙종회의원 대은 스님, 전 중앙종회 부의장 지홍 스님(종회의원), 전국종무원장협의회 회장 도광 스님(전북교구종무원장), 제주종무원장 탄해 스님, 전 중앙종회의원 법진 스님, 전 총무원 총무부장 능해 스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음은 도산 스님과의 일문일답.

 

-총무원장 직선제에 대해 절대다수의 종도들이 지지한다고 했는데 근거가 있나?

“전국 종무원을 돌면서 직접 확인했다. 종단의 공식기구의 원로회의, 법규위원회 등에서도 찬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에 배석한 제주종무원장과 경기북부종무원장이 소속 스님들 전원이 직선제 도입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

 

-중앙종회의 분위기가 어떤지? 또 법 개정이 통과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총무원장 직선제를 시행하는 데 있어 종헌을 개정할 것인지, 종법만 바꿔도 되는지 2가지 문제가 있다. 그런데 종헌에는 ‘총무원장은 중앙종회의원과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한다’고 되어 있어서 종헌 개정사항은 아닌 것으로 본다. 종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법 개정에 큰 난관은 없다고 본다. 물론 일부 종회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반대 이유는 지금의 간선제도 충분하다거나, 아예 간선제도 없애고 추대로 하자는 소수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총무원장으로 일하면서 간선제의 폐단이 매우 크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몇몇이 총무원 집행부를 흔들면 흔들리게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것을 방지하려면 전 종도가 총무원장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 총무원장에게 명분과 힘을 실어줘야 한다. 2,300여 명이 넘는 종도들이 홍가사를 두르고 체육관에서 선거를 하면 그 모습만으로도 태고종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선거법이 4월 7일에 개정되면 6~7월 선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시기적으로 문제가 없다. 선거인단은 이미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4월에 통과되면 6월에, 5월에 통과되면 7월에 선거하면 된다. 선거인단 대상자 2,300여 명 가운데 의무금을 2016년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많은 종도들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 적어도 2,200여 명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재가자들은 총무원장 선거인단에 포함되지 않는가?

“우리 종단은 6부중으로 되어 있는데, 내 개인의 생각으로는 이분들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중앙종회에서 결정할 문제다.”

 

-총무원장 직선제가 시행되면 현 총무원장께서도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도는 것 같다.

“거듭 강조하지만 나는 재임 의사가 없다. 솔직히 직선제 확정이 되면 나는 내 임기 말(9월 22일)까지 가지 않아도 좋다. 따라서 재임 우려는 나를 모략하는 말이다. 다시 출마하는 일은 결코 없다.”
 
-선거공영제를 시행할 재원 마련은?

“후보자들이 기탁금을 선관위에 납부해서 그 돈을 기본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선거운동도 합동연설하고, 이에 ᄄᆞ른 경비는 기탁금에서 충당하겠다. 지난 25대 총무원장 선거를 해보니, 총무원장 표를 얻기 위해 승단의 질서가 흔들리는 사례가 있었다. 선거공영제는 이런 것들을 배제하자는 뜻이다.”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 아닐까?

“중앙선관위 차원에서 하는 선거운동 외에 종단의 공식 홈페이지나 기관지(한국불교신문)을 통해 각자의 종책을 홍보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개별 선거운동은 부정선거의 온상이 될 개연성이 크므로 아예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종도로서의 의무를 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하겠다. 선거에서의 부정 및 비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

 

-투표함의 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투표함 관리 문제는 총무원장 선거를 하루에 한 장소에 모여서 한다면 많은 것이 해결될 것이다.”

 

-부재자 투표도 할 생각인가?

“직선제가 도입되어 총무원장 선거를 할 시기가 대략 초파일 이후로 예정이 되는데, 이 시기는 해외 성지순례 등으로 선거 참여가 어려운 경우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대비해서 부재자 투표를 시행할 생각이다. 부재자 투표함은 선거일에 같이 열겠다.”

 

-직선제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보는가? 다른 견해도 있을 텐데.

“물론 직선제라고 완전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면 현실적으로 직선제가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직선제로 가야면 우리 종단의 미래가 있다. 우리 종단은 개사(個寺)를 인정하고 있다. 태고종의 종찰이라고 할 수 있는 절이 500여 개가 된다. 그런데 이것 또한 대부분 부모들이 만든 절이다. 그 자제들이 절을 운영한다. 그러므로 거의 다 태고종 소속 사찰은 개사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이분들에게 참종권을 부여하지 않고 의무금만 요구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직선제를 통한 참종권 확대는 종단의 소속감과 애종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앙종회에서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이 통과될 것이라고 보나?

“낙관한다. 이 자리에 함께 계신 중앙종회 총무분과위원장 대은 스님께서 벌써 종회의원 30여 명으로부터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 발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총무원장선거법은 의원입법으로 개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4월 종회에 법 개정이 안 되면 될 때까지 하겠다. 임기 중에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이번에 못하면 직선제 총무원장 선출은 앞으로 어렵다고 본다. 법려(승려)대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종무원장 회의, 원로회의, 법규위원회 등이 다 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