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스타워즈에서 인생을 배웠다 = 스타워즈는 은하계 전쟁을 소재로 한 조지 루카스의 6부작 영화 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 아나킨의 길고 험난한 인생 여정을 통해 한 인간의 성장과 몰락, 그리고 재탄생을 다루는 거대한 영웅 서사시이기도 하다.
어둠에 빠진 아나킨과 어둠을 구한 아들 루크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욕망 속에서 사느냐, 현실을 직시하느냐의 차이다. 욕망으로 타오르던 아나킨은 자기의 생각으로만 세상을 보았고, 고요하게 현실을 직시한 루크는 눈앞의 일들을 있는 그대로 파악했다.
아나킨과 루크의 경험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우리 역시 아나킨처럼 수시로 생각의 감옥 속에서 헛된 욕심을 부리며 옳지 않은 일을 하다가도, 어느 때는 루크처럼 고요하게 현실을 보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인다. 전자와 후자 가운데 어느 때 삶이 더 평화로운가? 생각을 내려놓고 고요하게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는 제다이 수련은 제다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저자 매튜 보톨린(Matthew Bortolin)은 “잠잘 때만 빼고 내 삶을 지배한 건 스타워즈였다.”고 말할 정도의 스타워즈 덕후이자 명상 지도자. 1977년부터 스타워즈 팬이었고 프리퀄 시리즈가 하나씩 개봉될 때마다 그 첫 회를 보기 위해 길거리에서 날밤을 샜다. 자신만의 제다이, 시스 복장을 직접 제작해 입었고 수도 배관 따위로 광선검을 만들어 결투를 벌였다. 2004년, 틱낫한 불교 공동체의 정식 회원이 되어 전 세계를 돌며 수련을 했고, 이후 명상 지도자로 활동을 했다.
붓다의 눈으로 스타워즈를 바라보는 저자는 스타워즈 세계 속 인물들이 경험하는 슬픔, 고난, 환희, 우정 등을 살피면서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심오한 철학적 의미와 인생의 진리를 추적한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을 때 제대로 살 수 있다는 것,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외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포스로 이어진 공생 관계에 있으니 서로를 보살펴야 한다는 것, 인생의 어두운 면은 죽여 없앨 것이 아니라 자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 자명한 진리를 저자는 때론 유쾌하고 때론 담담하게 들려준다. 스타워즈에서 살아가는 용기와 힘을 얻어갈 수 있도록. 그와 함께 스타워즈의 길[道, dharma]을 걸어보자.
불광출판사, 224쪽, 1만4000원
◆ 무의도인으로 살게 하는 임제록 = <임제록(臨濟錄)>은 당나라의 선승 임제의현(？~867)의 가르침을 그가 죽은 후 제자인 삼성혜연이 편집한 것이다. 내용은 상당(上堂)·시중(示衆)·감변(勘辨)·행록(行錄)·탑기(塔記)로 나누어지는데, 특히 감변과 행록에는 당시 선가(禪家)들의 사상적 교류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많다.
마조·백장·황벽의 어록과 나란히 4가(家) 어록의 하나로 대표적인 선종어록이다. <임제록>을 선어록의 왕이라고 하는 것은 불교가 남방불교에서 북방불교로 전환되어 대승불교가 된 이후 선불교를 완벽하게 대중화해 모든 사람들이 부처로 살아갈 수 있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임제선사는 승속(僧俗)을 아우르는 모든 이들이 부처나 조사라는 언어문자나 개념에 속박되지 말고 자신 스스로 진정견해를 체득해 무의도인으로 살아가기를 진정으로 기원하고 있다.
동국대 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김해 신흥사 주지로 있는 양지 스님이 역주를 달았다. 양지 스님은 “현재 시중에 많이 알려져 있는 <임제록>을 다시 번역하고 해설한 것은 신앙과 종교를 구분하여 확실하게 알리기 위함이고, 한 사람이라도 견실히 수행하여 부처나, 조사(祖師)로 살아갈 수 있게 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해설 뒤에 붙여진 선서화는 동국대에서 선문화 박사과정을 공부한 임성순 남청서예원 원장이 맡았다.
맑은소리맑은나라, 350쪽, 2만원
◆ 정토오경일론 = 이생에 윤회를 벗어난 깨달음의 세계인 극락정토에 화생하여 무생법인을 증득한 후 마침내 성불하려는 염불 수행자들의 필독서이다. 대만 타이베이 화장정종학회에서 출간된 <정토오경독본>(2012년)을 저본으로 하고 하련거 거사의 <정수첩요>(부록)의 가르침에 따라 편집했다.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화엄경 보현행원품> <능엄경 염불원통장> <왕생론>을 한 권에 묶은 정토종의 소의경전이자 염불 수행자들의 기본 교과서에 해당한다.
경문의 앞부분에는 해제 격으로 서상(瑞相)을 보이며 왕생한 한국 자윤 율사(1911-1992)의 정토삼부경 서문, 중국 근대의 선지식인 황념조 거사의 ‘정종심요’, 세계 정종학회의 지도자인 정공 법사의 ‘화엄경 보현행원품 서문’, 중국의 선지식 정권 법사의 ‘능엄경 대세지보살염불원통장 서문’ 등을 실어 각 경문의 핵심 가르침과 함께 염불수행의 요체를 일러주고 있다. 몸으로 예배하고, 입으로 염송하며, 뜻으로 경문을 염하면서 삼업을 짓는 사이에 한 번 예배할 때마다 자기(自)와 부처님(他)이 감응할 수 있도록 찬탄ㆍ관찰ㆍ발원ㆍ회향을 포괄하여, 망상이 쉽게 틈을 타지 못하게 하고 정념이 현전하도록 했다.
책을 편역한 무량수여래회는 정토5경 1론과 정토 조사스님들의 어록에 근거한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의 정토법문에 따라 염불하는 불자들의 모임이다. 정토 경전과 논서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다양한 정토법문을 두루 공부하되 일심정토, 서방정토, 순수정토, 유심정토 등 미묘한 교법들을 두루 원만히 공부하며 믿음ㆍ발원ㆍ염불행을 통해 왕생극락하여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움과소통, 372쪽, 2만원
